우리는 백신을 떠올리면 일반적으로 주사기를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주사를 맞는 것만이 면역력을 키우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코로나바이러스를 포함한 대부분의 병원균이 우리 몸에 어떻게 침투하는지를 고려한다면, 주사를 맞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 아닐 수도 있다.
SARS-CoV-2는 주로 코로 들어와 ACE2라고 불리는 수용체를 만나 우리의 세포에 침투하게 된다. 팔 근육에 백신을 주입하는 것에 비해 감염 최초 발생 부위인 코의 점막으로 백신을 주입하는 것이 호흡기를 통한 바이러스 전파 방지에 유리할 수 있다. 현재 콜레라, 소아마비, 로타바이러스, 장티푸스 등에 대한 경구용 백신은 이미 존재하지만 현재 미국에서 승인 받아 시중에 나와 있는 비강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의 독감 백신인 ‘플루미스트(FluMist)’가 유일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비강 또는 경구용 백신은 개발 중에 있다. 알약을 통한 백신 개발은 대표적으로 6월 안에 임상 시험에 돌입할 예정인 오라벡스의 알약 형태의 백신이 있다. 지난 1년 동안, 비강 백신에 대한 임상 연구는 점막의 면역력이 중요하다는 개념을 강화시켰다. 쥐, 햄스터 그리고 원숭이들의 코에 비강 코로나19 백신을 뿌린 결과, 비강 내에서 거의 바이러스가 복제되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주사 형태로 백신 접종을 받은 동물들은 코에서 여전히 바이러스가 복제되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현재 코에 뿌리는 비강 스프레이 형태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개발해 임상시험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러시아의 가밀레야 연구에서도 스푸트니크V 백신을 비강 스프레이 형태로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캔시노가 개발한 흡입형 코로나19 백신의 임상 시험을 승인했다. 이는 주사형 백신과 동일한 약물을 사용한다. 비강을 통한 흡입형 백신은 주사기가 필요 없기 때문에 백신 접종이 간단하고, 점막 내 면역력을 발생시키는데도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형태의 백신은 운송과 보관의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백신 접종률이 낮은 국가들에게 매우 유용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형태의 백신은 지속적인 면역력을 생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세계적으로 277종의 코로나19 백신이 개발 중이고, 이 중 93개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 절차에 진입했으며, 알약 형태의 백신은 2개, 코에 뿌리는 형태의 백신은 7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