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 속도가 백신 보급 속도보다 빨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0억 회분을 기부하겠다는 주요 7개국(G7)의 약속을 칭찬하면서도 빠른 시일 내에 더 많은 백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에서 처음 보고된 알파 변이와 인도에서 처음 보고된 델타 변이와 같은 변이 바이러스의 전염률이 높기 때문에 확산이 더 빠르게 퍼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며, “이것은 보호받지 못하는 국가에 위험이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기자회견에서 “WHO에 보고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지만 사망자 수는 같은 비율로 감소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확진자 수는 7주 연속 감소하고 있지만, 이번 주에 보고된 사망자 수는 지난 주의 수치와 여전히 비슷하다. 그는 “우리는 더 많이, 더 빨리 백신을 생산하고 배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G7 정상들은 2023년까지 코로나19 백신 10억 회분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거브러여수스 총장은 내년 정상회의에 모이기 전까지 전 세계 인구 70% 이상이 백신 접종 하기 바란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백신 110억 회분이 필요하다. G7이 기부하기로 한 백신 분량은 아프리카 지역에 우선 제공될 예정이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대부분의 다른 지역들보다 더 적은 수의 확진 사례를 보고했기 때문에 높은 사망률이 특히 우려되는 부분이다. 또한 아프리카 국가들은 백신, 검사, 의료용 산소에 대한 접근성이 가장 낮기 때문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 등을 우려한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델타 변이는 미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의 주요 바이러스 종이 되어가고 있어 재확산의 우려를 낳고 있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델타 변이가 알파 변이에 비해 입원 위험이 두 배 가량 높다. 현재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환자의 약 10%는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 스콧 고틀립은 “이 비율은 2주마다 두 배씩 증가하고 있다”며 델타 변이가 미국에서 주요 바이러스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 보급이 늦어지고 접종률이 빠르게 증가하지 않으면 새로운 변이가 계속해서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 백신 접종으로 인해 기존 바이러스가 사라질수록 그 자리를 전파력이 더 강한 변이 바이러스가 대신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변이는 기존 코로나19 면역 체계나 백신 영향에서도 비껴가는 것으로 알려져 백신 접종이 늦어진다면 팬데믹 종식은 점점 더 늦어질 것이다. 백신 접종 시기가 늦어질수록 기존 코로나바이러스와 변이 바이러스의 ‘복합 감염’이 벌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러한 변이 바이러스가 어린이·청소년 감염 위험을 높이는 점 또한 불안을 부추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