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연령층, 감기 증세 보이면 일단 검사부터 해야연구 결과, 소아 다기관염증증후군 기전 유전자 확인국내 코로나 확진자 중 0~19세 비중 16.4% 차지소아·청소년 12~17세 백신 접종 허가…4분기 접종 시작최근 비교적 안전하다고 생각됐던 어린 연령층 사이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만 하더라도 어린 연령층은 성인들에 비해 감염률이 낮을 뿐 아니라 중증 위험 또한 낮았다. 그러나 한 순간 우세종으로 자리를 잡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어린 연령층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인 폴 오핏 박사는 “델타 변이가 전파력이 더 강해 어린 연령층에서도 쉽게 확산된다”고 말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델타 변이는 이전 변이에 비해 전파력이 2배 이상 강하며,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더 심각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대부분의 어린 연령층은 아직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이 바이러스에 걸릴 위험이 더 높아지는 것이다.
"델타 변이에 감염된 어린 연령층의 주요 증상은 무엇인가요"노스웰 헬스 헌팅턴 병원의 소아과 과장 마이클 그로소 박사는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나타나는 가장 흔한 증상은 발열과 기침으로 보이며, 코 증상, 위장 증상, 그리고 두드러기는 드물게 발생한다”고 말했다. 물론 어린 연령층은 성인들에 비해 중증 위험이 낮지만 그저 가벼운 감기 증세라고 생각하고 오래 방치하다 보면 소아 다기관염증증후군(MIS-C·Multisystem Inflammatory Syndrome)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소아 다기관염증증후군은 온몸에 염증 반응이 일어나는 질환으로 고열, 피부발진 등이 나타나며 심할 경우 심장 동맥의 염증을 동반한 독성쇼크 증상이 나타난다.
"코로나19 감염 후 발생한 다기관염증증후군, 왜 일어나는 걸까"뉴욕 마운트 시나이 병원의 연구진들은 코로나19 감염 후 발생한 다기관염증증후군의 기전을 확인했다. 지난 8월 15일까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는 총 4,404건의 MIS-C 사례와 37명의 사망자가 보고됐다. 이러한 사례를 분석한 결과 MIS-C 환자의 평균 연령은 9세인 것을 발견했다. MIS-C는 사이토카인 폭풍에서 관찰된 것과 유사한 증상을 일으킨다. 심장, 폐, 뇌, 피부, 위장관에 통증, 발열, 염증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연구진은 MIS-C이 발병한 환자들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자연 살해 세포와 세포 독성 CD8+ T세포의 혈중 농도가 감소했으며 자연 살해 세포가 세포 독성 CD8+ T세포 탈진을 조절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CD8+ T세포 탈진의 저하는 T세포 면역 병리에 영향을 미쳐 염증성 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 쉽게 말해 바이러스와의 싸움이 길어지면서 T세포가 탈진해 공격을 멈추는 것을 ‘T세포 탈진’이라고 한다. 그러나 면역세포가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공격하면 염증성 질환이 악화된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할까요"오핏 박사는 “자녀에게 상부 호흡기 증상이 있는지 유심히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녀의 주요 증상이 완화되어도 양성반응을 보인다면 음성이 나올 때까지 격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백신을 맞을 수 없는 어린 연령층은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가 유일한 예방법이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가벼운 감기 증세를 보이면 일단 코로나19 검사부터 해야 한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중 0~19세 비중은 지난 주(2021.08.22-2021.08.28 기준) 16.4%였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12~17세 소아청소년에 대한 코로나 백신 접종을 허가했다. 접종 대상은 소아·청소년 276만 명으로 12살 이상이 맞을 수 있도록 허가된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