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디스크, 허리디스크는 흔한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허리디스크 환자는 206만 명 정도(2019년 기준)다. 사실, 일상에서 통용되는 '디스크'는 질환명이 아니다. 척추뼈와 척추뼈 사이를 이어주는 연골 구조물을 뜻한다. 디스크를 의학적으로는 '추간판'이라 부른다.우리 몸의 디스크는 총 23개다. 제1 목뼈와 제2 목뼈를 제외한 모든 척추뼈 사이에 존재한다. 디스크의 가장자리는 '섬유륜'이라 불리는 섬유질 성분이 둘러싸고 있다. 섬유륜 안에는 액체 같은 흰색 조직인 '수핵'이 있다. 우리가 척추에 가해지는 외부의 충격을 흡수하고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은 물과 콜라겐으로 구성된 수핵 덕이다.그런데 오랜 기간 잘못된 자세로 생활하거나 무거운 짐을 갑자기 들거나 교통사고 같은 외상을 입으면, 서서히 혹은 갑자기 디스크가 손상된다. 이로써 디스크의 바깥 부분인 섬유륜에 균열이 발생한다. 결국 섬유륜이 찢어지면서 내부의 수핵이 척추뼈의 경계 너머로 돌출하거나 탈출할 수 있다.
이때 튀어나온 수핵이 바로 옆에 있는 신경을 눌러 통증이 생긴다. 목 부분의 디스크가 튀어나와 통증을 일으키면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 허리 부분의 디스크가 튀어나오면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라고 부르는 것이다.돌출된 디스크가 어느 신경을 압박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목디스크 환자라고 해서 목만, 허리디스크 환자라고 허리만 아픈 것이 아니다.목디스크의 대표적인 증상에는 △어깨부터 팔과 손 전체에 나타나는 통증 △팔과 손의 힘이 빠지며 저하되는 감각 △두통, 현기증, 이명이 있다. 목뼈에는 머리에서 팔로 이어지는 신경이 있는데, 디스크가 돌출돼 신경이 심하게 압박받으면 두통과 팔 저림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증상을 무시하고 목디스크를 방치하면, 상반신 마비나 전신 마비까지 발생할 수 있다.허리디스크에 걸리면 △허리 통증과 △다리가 저리고 아픈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아울러 엉덩이와 허벅지, 종아리, 발까지 저릴 수 있다. 허리디스크를 방치하면 감각이 마비되고, 대소변 기능과 성 기능까지 마비될 수 있다.디스크를 초기에 발견하면 수술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다. 하이닥 정형외과 상담의사 박영식 원장(강북연세병원)은 "디스크 초기에는 주로 안정을 취하면서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시행한다"며 "약물치료, 물리치료로도 효과가 없을 때 신경주사요법 같은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고 말했다.초기부터 디스크가 심하게 돌출된 것이 아니라면 비수술적 치료만으로도 통증을 상당히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디스크 의심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내원해 검사받아야 한다.디스크 검사 방법은 여러 가지다. 일반적인 X-레이나 CT(컴퓨터 단층 촬영)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가장 정확한 검사법은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다. 85~90%의 진단적 정확도로, 탈출된 디스크와 척추신경과의 관계를 효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아울러 CT와 달리 X-선을 투과하지 않아, 방사선 피폭으로부터 안전하다. 따라서 임산부나 고령자도 안전하게 검사받을 수 있다. 원통형 기계 안에서 20분 정도 누워있으면 검사가 끝난다. 검사 전과 후에 특별히 주의해야 할 사항은 없지만, 기계에서 소음이 많이 나므로 검사 내내 귀마개를 착용해야 한다.단, MRI 검사를 해도 디스크로 진단하기 모호한 경우가 간혹 있다. 이때는 근전도 검사나 척수 조영술, CT 검사를 보조적으로 실시한다.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박영식 원장 (강북연세병원 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