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 날씨에 산을 찾는 인파가 증가한다. 그러나 봄철에는 산악사고가 증가하므로 산행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021년 산악사고 건수는 1만1,952건으로 이전 3년 평균 대비 2,062건(20.84%)이 증가했다. 산악사고는 봄철인 4월부터 증가하여 9~10월 가을철에 가장 많이 발생하였으며, 요일별로는 주말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원인으로는 조난사고가 26.8%로 가장 많았고, 실족·추락 23.2%, 개인질환 8.18%, 탈진·탈수 6.6% 순으로 나타났다.
개인질환으로 인한 산악사고는 약 8%를 차지한다. 따라서 일부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산악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등산 전 확인해야 하는 주의사항이 있다.
당뇨병당뇨병 환자는 공복 상태에서는 등산을 피해야 한다. 저혈당을 막기 위해 식사 후 최소 1~2시간 뒤 산에 오르고, 인슐린을 투여한 후에는 1시간 정도 지나서 등산을 시작해야 한다. 등산 전 혈당을 측정할 것을 권한다. 등산 전 혈당이 300mg/dL를 넘으면 등산을 연기하고, 혈당이 100mg/dL보다 낮으면 약간의 간식을 먹은 뒤 등산하도록 한다. 저혈당 등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동반자와 함께 등산해야 하며, 손이 떨리고, 식은땀이 나거나, 시야가 흐려지는 등의 저혈당 증상이 나타나면 등산을 즉각 멈춘다. 당뇨병 환자의 발은 가벼운 상처로 궤양이나 괴저 등의 심각한 합병증으로 급속히 진행할 수 있으므로 잘 맞는 등산화를 신어서 발의 상처를 예방하도록 한다.
고혈압 및 심장질환고혈압 환자는 반드시 등산 전 혈압이 안정적인지 확인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는 등산하면 혈압이 순간적으로 높아져 뇌출혈 등이 발생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혈압을 수축기 140mmHg, 이완기 90mmHg로 조절하기 위해 휴대용 혈압계를 챙겨 틈틈이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고혈압 환자에게는 완만한 코스를 추천한다. 빨리 걷지 않고 평상 시 걸음 속도의 절반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동반자가 있으면 대화를 나누거나 경치를 즐기며 천천히 오르도록 한다. 가파른 길은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어 심장질환 환자 역시 완만한 경사의 코스를 산책하듯 걷는 것이 좋다. 최대 심박수를 1분당 120~130 이하로 유지하도록 한다. 등산 중 가슴통증, 현기증,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등산을 멈추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특히 기온과 체온이 떨어지면 심장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가벼운 여분의 옷을 챙겨야 한다.
퇴행성 관절염 및 골다공증퇴행성 관절염을 앓고 있다면 경사가 완만한 흙길 등산로를 천천히 걷는 것을 추천한다. 한 시간 이내로 걷고, 내려올 때는 더욱 천천히 좁은 보폭으로 걷도록 한다. 내려오는 과정에서 체중보다 많은 압력이 관절에 가해지며 연골 손상을 악화시키고 통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틱을 이용할 경우 다리로 갈 하중의 30%를 팔로 분산시킬 수 있다. 골다공증 환자 역시 뼈에 과도한 체중이 실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골다공증이 있으면 뼈에 체중이 적당히 실리는 운동을 해야 골밀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평지보다는 약간의 경사가 있는 코스를 권장한다. 폐경기 여성의 경우 에스트로겐이 부족해 관절과 근육을 다치기 더 쉬우므로 몸을 충분히 풀고 출발해야 한다.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면 골절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등산 스틱을 이용한다.
요통요통을 겪는 사람은 몸이 뻣뻣한 상황에서 바로 준비운동을 하지 말고, 일단 천천히 걸으면서 체온을 높인 뒤 스트레칭 등을 통해 관절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귀가 후에는 따뜻한 물로 몸의 근육을 충분히 이완시켜 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