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 부르는 질환은 셀 수 없이 많다.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의 대사 내분비계 질환부터 고혈압, 뇌경색 등의 심뇌혈관계질환, 그리고 위장관계, 신경계 질환까지. 비만은 신체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그야말로 ‘만병의 근원’이다. 최근에는 비만할 경우 골절, 골다공증 등 뼈 건강도 악화될 수 있다는 연구들도 속속들이 나오고 있다.
비만이 뼈에 미치는 영향비만은 골절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여겨져 왔다. 뼈에 가해지는 압력이 높은 만큼, 골밀도가 높을 것으로 생각되어 왔기 때문. 그런데, 최근 비만한 여성일수록 골절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럽비만학회(ECO)에서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비만한 여성, 특히 허리둘레가 큰 여성일수록 골절의 위험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캐나다 퀘벡 연구 센터(Quebec Research Centre) 연구진은 비만과 골절 위험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40~70세 약 2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연구 시작 전, 참가자의 체질량지수(BMI)와 허리둘레를 측정했으며, 2009년에서 2016년까지 참가자들을 추적 관찰했다.연구 결과, 여성의 경우 허리둘레가 클수록 골절이 발생할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밝혀졌다. 허리둘레가 5cm 증가할 때마다 모든 부위의 골절 위험이 3% 높았고, 특히 하지 원위부(발목, 발, 경골)의 골절 위험은 7% 더 높았다. BMI 역시 높을수록 골절의 위험이 컸다. BMI가 27.5인 여성은 하지 원위부 골절 위험이 5% 높으며, BMI가 40에 이르면 40%까지 높아졌다. 반면 남성의 경우 BMI 및 허리둘레와 골절 사이에 뚜렷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오히려 저체중 남성이 정상 체중 남성보다 상지 원위부 골절(손목, 앞 팔, 팔꿈치) 위험이 2배 높았다.비만한 여성이 골절 위험이 더 큰 이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구진은 “내장지방에서 분비되는 화합물이 골밀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뱃살이 많을 경우, 넘어질 때 체중이 앞으로 쏠리며 골절로 이어질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그러면 남성은 비만해도 뼈 건강에 이상이 없을까. 지난 2월 임상내분비대사학회지(The 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and Metabolism)에는 비만한 남성일수록 골절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비만할수록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커져 골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다. 또, 2016년 북미방사선학회(RSNA) 연례 회의에서 발표된 연구는 성별에 관계없이, 내장지방이 많은 10대 청소년은 뼈 건강에 중요한 성장호르몬 수치가 낮고, 뼈 구조가 약해질 위험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뼈 건강과 비만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 결과는 추가로 계속 밝혀지고 있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사실은 건강을 위해서는 하루빨리 비만한 상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비만이 불러오는 수많은 합병증을 막기 위해서는 본인의 비만 정도 및 동반 질환을 확인하고, 이에 맞는 운동치료, 식사요법, 약물치료, 수술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특히, 비만의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방치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아울러, 이미 다른 질환이 동반되었다면, 해당 질환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또 다른 합병증 발생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