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닥이 만난 올해의 의사]에서는 한국 의과학 연구 분야의 진흥과 발전에 기여한 3인의 의사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선천적으로 뼈가 약해 쉽게 부러지는 유전성 질환인 ‘골형성부전증(Osteogenesis Imperfecta)’.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일반적으로 평생 신체 여러 부위에서 잦은 골절이 발생하고, 변형 등으로 인해 심하면 걷기가 어려워지기도 한다.
대한정형외과학회의 추산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약 20~25명의 신생아가 골형성부전증을 앓고 태어난다. 유전 이상으로 발생하는 근골격계 질환을 꾸준히 연구 중인 전북대학교병원 문영재 교수는 <골형성부전증의 치료제 개발 연구>로 대한소아정형외과학회 우수논문상을 받기도 했다. 골형성부전증에 대한 문영재 교수의 소견과 향후 연구 계획을 들어본다.
Q. 골형성부전증,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데요. 어떤 질환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A. 골형성부전증은 콜라겐 생성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변이에 의해 뼈가 약해지는 질병으로, 외부의 큰 충격 없이도 쉽게 뼈가 부러지는 유전 질환입니다. 골형성부전증 환자의 약 90%는 제1형 교원질(Collagen)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일어납니다. 이차적으로는 제1형 교원질이 조골세포 및 골세포의 소포체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뼈를 파괴하는 세포인 파골세포를 활성화하여 뼈를 약하게 만들면서 나타납니다. 이는 골형성부전증의 발현이 단순히 제1형 교원질의 변형만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기전 및 다양한 세포들의 부전으로 인한 복합적 요인에 의한 것임을 의미합니다.
Q. 유전성 난치 질환인 만큼, 치료 방법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A. 안타깝게도 골형성부전증의 완치법은 아직 없습니다. 따라서 소아가 이 질환이 진단되면 골절의 빈도를 줄이고 변형을 예방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통상적으로 파골세포를 억제하는 약제인 비스포스포네이트(Bisphosphonate)를 이용해 치료합니다. 하지만 이 약물은 오랫동안 뼈에 잔존해 뼈의 항상성에 악영향을 주어 비정형성 골절을 유도할 수 있는 부작용을 가지고 있어, 파골세포의 기능을 억제할 수 있는 다른 기전 연구와 대안도 필요합니다.
Q. 최근에 골형성부전증에 대한 새로운 표적 치료법을 제시하는 연구를 발표하셨는데요. 어떤 내용인가요A. 뼈를 약하게 만드는 파골세포의 세포분화 때 세포가 스스로 죽게 하는, 즉 세포자멸사를 유도하는 기전을 통해 골형성부전증의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이와 같은 방법은 뼈를 만드는 세포인 조골세포에 영향을 주지 않아 뼈 항상성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Q. 이러한 성과 덕분이었는지 최근에는 학술상도 받으셨습니다. 간략히 소감을 전해주신다면요.A. 신진의과학자를 지원하는 대웅학술상을 받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희귀질환에 대한 연구가 많지 않아 제 연구의 방향성이 올바른지 의구심이 있었지만, 이번 학술상을 통해 연구 방향성과 지향점을 더욱 굳건히 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앞으로 더욱 연구에 매진하라는 뜻으로 여기며 성실하게 정진하겠습니다.
Q. 최근에 연구 중인 분야는 어떤 것인지, 또 앞으로의 계획도 궁금합니다.A. 유전 이상으로 발생하는 근골격계 질환은 단순히 한 유전자의 단백질 결핍에 의한 문제뿐만 아니라, 그 단백질과 상호작용하는 다양한 이차적인 요인으로 악화합니다. 따라서 유전 질환의 정확한 발생 기전을 이해하면 유전자 치료법 외에도 이차적 악화 인자를 조절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선천적으로 근육 이상이 발생하는 듀시엔형 근이영양증의 치료법 연구도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3월부터는 근이영양증과 관련된 연구를 더욱 심층적으로 진행하고자, 미국 칠드런스 내셔널 하스피털(Children’s National Hospital)의 요티 자스왈(Jyoti Jaiswal)교수의 실험실에서 연수받고 있습니다. 근이영양증의 발병 기전 연구를 통해 새로운 치료제 개발과 치료 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탐구하고 있으며, 향후 우리나라의 근이영양증 및 유전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 희망과 도움을 줄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