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통증연구학회(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Study of Pain)의 정의에 따르면 통증이란 ‘잠재적 또는 실질적인 조직 손상이나, 이러한 손상에 관련하여 표현되는 감각적이고 정서적인 불유쾌한 경험’을 의미한다. 물론 통증은 생체의 이상을 신속하게 알리고 경고하는 중요한 방어기전 중 하나이지만, 그 정도가 심해지면 육체적뿐 아니라 정신적 고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통증에 대한 역치가 낮은 사람일수록 효과가 빠른 진통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정석 약사는 효과가 빠른 진통제를 찾는 3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1. 제형오정석 약사는 “강한 통증에 빠른 진통 효과를 원한다면 액상형 연질캡슐을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캡슐제는 위에서 캡슐이 녹으면서 내부 약물이 체내에 흡수되도록 제조되었다. 젤라틴으로 구성된 이러한 캡슐에 액상 약제를 채워 넣은 것이 바로 액상형 연질캡슐이다. 약물의 녹는 과정을 생략해 정제 대비 높은 체내흡수율과 빠른 효과가 특징이다. 실제 액상형 연질캡슐은 정제에 비해 최고 혈중 농도에 도달하는 시간이 약 2배 이상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흔히 약물 흡수율의 지표로 쓰이는 ‘혈중 약물 농도의 곡선하 총 면적(Area Under the Concentration-time Curve, AUC)’ 역시 정제에 비해 액상형 연질캡슐이 높다. 이것은 제형의 특성상 액상형 연질캡슐이 체내 흡수가 더 잘 이루어져 진통 효과가 빠르고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2. 성분신속하고 빠른 진통 효과를 원한다면 덱시부프로펜 성분을 추천한다. 가장 흔히 쓰이는 비마약성 진통제 가운데 발현시간이 가장 짧은 성분은 바로 ‘덱시부프로펜(Dexibuprofen)’이다. 일반적으로 아세트아미노펜과 나프록센의 진통제 발현시간은 약 1시간 정도이며, 이부프로펜의 경우 약 30분에서 60분 정도다. 덱시부프로펜의 발현시간은 약 20분으로, 이부프로펜보다 약효가 더 빠르게 나타난다. 이부프로펜은 효능이 있는 S-이부프로펜과 효능이 없는 R-이부프로펜이 절반씩 섞여 있다. 효능이 없는 R-이부프로펜은 체내에 들어오면 그때부터 점차 S-이부프로펜으로 변환되는데, 이 과정에서 발현시간을 늘리고 위경련 등의 위장 부작용을 일으킨다. 그러나 덱시부프로펜은 활성성분인 S-이부프로펜만 추출한 성분이므로 이부프로펜에 비해 발현시간도 짧고 부작용도 적다. 또 시중에 나와 있는 덱시부프로펜 제품들은 대부분 연질캡슐 제형이기 때문에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3. 연질캡슐 성분앞서 말했듯이 연질캡슐은 정제에 비해 붕해 속도가 약 2배 빠르다. 그러나 일반 젤라틴 연질캡슐은 보관기간 동안 캡슐 내 그물구조가 형성된다. 따라서 오래 보관할수록 그물구조가 형성돼 붕해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반면, 호박산 젤라틴은 젤라틴의 그물구조 형성을 막아 장시간 보관하여도 일반 연질캡슐에 비해 2배 빠르게 붕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