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관절 안에는 십자인대가 있다. 무릎 앞쪽에는 전방 십자인대가, 뒤쪽에는 후방 십자인대가 있는데, 두 인대가 X자로 서로 교차하는 형태다. 십자인대는 허벅지 뼈와 정강이뼈를 잡아줘 무릎 관절이 앞뒤로 많이 흔들리지 않게 할 뿐 아니라 무릎이 회전할 때 안정성을 제공한다.
전방 십자인대가 손상되는 경우가 후방 십자인대가 손상되는 것보다 더 흔하다. 그중에서도 전방 십자인대가 끊어진 상태를 '전방 십자인대 파열'이라고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전방 십자인대 파열로 진료받은 사람은 40,527명이다. 2015년 38,120명에서 6.3% 증가한 수치로, 연평균 증가율은 1.5%다. 2019년 전체 진료 인원 중 가장 많은 연령대는 20대로 전체의 31.5%를 차지했다. 이어 30대가 20.6%, 40대가 16.5% 순이다. 60대까지는 남성이 여성보다 많은 반면, 70대 이상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많다.전방 십자인대가 파열하는 이유에 대해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형외과 박상훈 교수는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 갑자기 속도를 늦춰 멈출 때, 급작스럽게 방향을 바꿀 때, 점프 후 착지할 때 무릎 관절이 뒤틀리면서 과도한 충격과 회전력을 받아 파열될 수 있다"며 "중년 이후에는 퇴행성 변화로 인대의 탄력이 떨어지면서 파열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전방 십자인대 파열 증상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퍽’ 또는 ‘뚝’ 하는 파열음이 들릴 수 있다. 무릎 관절 안에 피가 고이기 시작해 손상 부위가 붓고 통증이 발생한다. 부상 직후에는 무릎을 잘 구부릴 수 없고 발을 딛기 힘들다. 그러다가 며칠이 지나면 부기가 가라앉고 통증이 줄어들다가 2주 정도 지나면 걷는 것이 가능할 정도로 통증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전방 십자인대 파열을 단순 타박상으로 오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환자가 많다. 파열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무릎 관절이 자주 어긋나는 느낌을 받고, 통증 때문에 일상생활이 불편해진다. 파열된 상태로 오랜 시간이 흐르면 관절의 비정상적 전방 전위가 반복돼 관절 사이에 위치해 관절을 보호하는 반월상 연골까지 파열되는 것이 흔하게 발생한다. 또, 관절 연골이 비정상적으로 마모되어 퇴행성 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다.
전방 십자인대 파열 치료법무릎이 얼마나 어긋나는지와 환자의 나이와 평소 활동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 무릎 어긋남이 심하다면 생활하는데 불편할 뿐더러 관절염으로 빨리 진행될 수 있기에 수술하는 것이 좋다. 특히 전방 십자인대가 완전히 파열됐으며, 활동이나 운동을 많이 하는 젊은 사람이라면 수술하는 것이 좋다. 반면, 전방 십자인대가 부분 파열됐으며, 활동 정도가 적은 60세 이상이라면 무릎 운동을 제한하는 보조기를 착용해 인대의 회복을 돕기도 한다. 보조기 착용으로 인대의 안정성이 어느 정도 개선되면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는 재활운동을 시작하는 식이다.대부분의 전방 십자인대 수술은 파열된 십자인대를 제거하고 인대를 대체하는 힘줄을 새로 이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수술을 빨리하거나 조금 늦게 한다고 수술 결과가 많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담당 주치의와 현재 수술해도 되는 상태인지 충분히 상의한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개인마다 파열 후 상태가 다르므로 수술의 적절한 시기는 모두 다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통증과 부기가 호전되고 무릎 관절이 자연스럽게 구부러지고 펴지는 시기가 됐을 때 수술을 시행한다. 이 시기는 대개 4주 이내다. 이보다 이른 시기에 수술하면 관절섬유증 등이 발생해 관절 운동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
전방 십자인대 파열 예방법스포츠 운동을 할 때 무릎이 손상되는 것을 막으려면 운동 전에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 경직된 관절과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 특히 축구, 스키, 농구 같은 운동을 할 때는 무리한 점프와 방향 전환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운동 후에는 따뜻한 물로 샤워한 후 충분히 휴식하면, 긴장한 근육을 이완시키고 관절에 가해진 부하를 낮출 수 있다.평소에 무릎 주위의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무릎 관절의 지탱력을 키울 수 있다. 무릎 관절이 건강한 사람들이 집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효과적인 운동 중 하나는 무릎을 반만 구부리는 하프 스쿼트(Half squat)다. 양발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무릎을 30~40도 구부릴 때까지 내려간 후, 그 상태로 10~15초 동안 정지하면 된다. 이 동작을 적당한 휴식과 함께 10회씩 3번 반복하면 좋다.하지만 무릎 관절에 부상을 입은 적 있는 사람에게는 스쿼트 운동이 좋지 않다. 관절 연골에 체중이 실리면서 부담을 줄 수 있어서다. 이들에게는 운동기구에 앉은 상태로 다리를 펴면서 근육을 강화시키는 레그 익스텐션(Leg extension)이 좋다. 레그 익스텐션 기구 의자에 앉아서 무릎을 폈다 구부리는 동작이다. 또는 기구 의자에 앉아 발판에 양발을 대고 발판을 사선 방향으로 밀어 올리는 것을 반복하는 레그 프레스(Leg press)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