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추후관절은 목뼈의 뒤쪽에서 체중부하를 견디는 보조적 역할을 하고 척추를 안정시키며, 자연스러운 움직을 유지하고 과도한 동작을 제한하는 역할을 한다. 이 경추후관절에 생긴 염좌 또는 미세한 염증부터 심각한 관절염이 생기는 것을 ‘경추후관절증’이라 한다. 하이닥 정형외과 상담의사 이재원 원장(365웰정형외과재활의학과의원)은 “최근들어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연령대에서 경추후관절증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경추후관절증의 주요 증상과 진단, 치료법까지, 이재원 원장과 함께 자세히 알아봤다.
Q. 경추후관절은 어떤 질환이며, 주로 어떤 사람에게 나타나나요관절염 또는 관절증 같은 질환명을 들으면 대부분 무릎을 떠올리는데요. 무릎은 대표적인 관절 중 하나지만, 무릎 이외에도 생활과 밀접한 중요한 다양한 관절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사람들이 빈번하게 통증을 호소하는 원인과 연관되어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부위가 바로 ‘척추의 후관절’ 인데요. 후관절 중에 목에 위치한 것이 경추후관절이며, 이곳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바로 ‘경추후관절증’ 입니다. 경추후관절증은 염좌 또는 미세한 염증에서부터 심각한 관절염까지 넓은 범위를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경추후관절증은 예전부터 목통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었으며, 최근 들어 스마트기기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더욱 중요한 질환이 되었습니다. 나쁜 자세로 일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오랫동안 보는 사람, 책상에 오래 앉아있는 학생 등 다양한 분야와 연령대의 사람에게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Q. 실제로 병원에서 경추후관절증을 진단받는 사람들은 주로 어떤 증상을 호소하나요경추후관절증의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는데요. 가장 흔한 증상은 '목과 어깻죽지의 통증'입니다. 어깻죽지가 무겁고 뻐근하며 찌르는 듯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하고요. 심하면 날개뼈 근처까지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뒤통수 쪽으로 심한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Q. 경추후관절증이 생기면 뒤통수 쪽에 심한 두통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세 가지 원인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연관통’이라고 하는 것으로, 같은 신경절을 이용하는 부위에서 통증을 느끼는 경우입니다. 즉, 머리 쪽 통증을 감지하는 신경과 후관절의 통증을 감지하는 신경이 만나서 두뇌로 들어가기 때문에 같이 통증을 느끼는 경우입니다.두 번째는 후관절증에 의해서 머리로 올라가는 가지 신경이 자극되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는 특히 상부 경추에서 흔하게 나타나며, 때로는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기도 합니다.세 번째는 후관절증에 의한 목 근육의 과부하로 인한 것입니다. 목 근육은 뒤통수부터 날개뼈까지 넓은 영역으로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그 주변 부위에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Q. 경추후관절증처럼 목에 통증이 느껴지는 질환으로는 목디스크가 있는데요. 두 질환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목디스크 증상과 경추후관절증에 의한 통증 양상은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면밀한 진찰과 전문가의 소견이 필요하지만, 간단히 설명하면 목을 숙일 때 주로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는 목디스크에 의한 증상일 가능성이 높고, 디스크의 경우 방사통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반면, 경추후관절증에 의한 통증은 주로 신전 시 혹은 굴곡과 신전 모든 경우에 통증이 있을 수 있고, 회전 운동에도 통증이 악화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회전 운동 시에는 통증이 팔로 방사되는 양상은 잘 나타나지 않는데요. 이러한 특징으로 추간공 협착증 같은 질환을 감별할 수 있습니다.
Q. 경추후관절 통증은 진단과 치료가 매우 까다롭다고 들었는데요. 먼저 진단 방법이 궁금합니다.가장 중요한 진단 방법은 환자의 증상을 면밀히 듣고 그 특성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관절증이 심해지면 X-ray와 같은 영상 검사에서도 그 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나, 영상 검사에서 확인되지 않는 정도의 변화에도 심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단일광자방출 컴퓨터 단층 촬영(SPECT)과 같은 영상 장비는 X-ray에 비해 좀 더 높은 민감도를 가지고 있으나, 이러한 장비를 갖추고 있는 곳은 대부분 대학병원 규모의 병원이기 때문에 쉽게 시행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환자 증상의 특성이 경추후관절증에 합당한지 분석하고 판단하는 임상적인 진단이 선행된 후, 영상학적인 검사를 통해 이를 확인하고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도록 해야 합니다.
Q. 경추후관절 통증은 어떻게 치료하나요경추후관절증은 기본적으로 관절 자체의 변성과 퇴행성 변화를 내포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한 번의 치료로 완치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할 수 없습니다. 경추후관절증의 치료 목표는 우선 통증의 강도와 빈도를 줄이고 통증의 악순환을 끊어내는 것인데요. 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후관절 차단술’입니다. 후관절 차단술은 후관절 내부에 바늘을 삽입하여 스테로이드 등의 소염제를 주입하는 것이 주목적입니다. 소염제는 후관절 내부의 염증반응을 제거하고 부종을 줄여 후관절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합니다. 높은 효과를 보이지만 시술 자체의 난도가 높고 정확한 부위에 바늘을 위치하기가 어려운 것이 가장 큰 단점입니다. 이동식 방사선 장비(C-arm)를 사용하여 바늘 위치를 확인하면서 시술하는 경우가 많은데, 목의 포지션과 후관절의 모양 때문에 숙달되지 않은 의료진은 정확한 위치에 시술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또한 목은 척수, 굵은 혈관 등 주변에 위험한 구조물들이 많기 때문에 의료진이 더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추후관절증의 두번째 치료 목표는 호전된 증상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후관절증이 많이 진행되어 상태가 악화한 경우에는 증상 유지가 어렵고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극히 드물고 대부분의 환자가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이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비수술적 치료에서는 무엇보다 경추의 만곡을 회복시켜 후관절과 목 근육이 받는 부하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경추 만곡을 회복하는 것은 단순히 고개를 드는 것만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골반, 허리뼈, 및 흉추와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변화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카운터 액션을 통한 훈련과 회복을 하지 않으면 회복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전문적인 의료진의 분석과 치료, 환자의 노력이 합쳐져야 비로소 치료가 가능합니다.
Q. 경추후관절증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 습관이 있다면요.핸드폰이나 모니터를 오랫동안 보는 생활 습관은 경추후관절증의 발생 빈도를 높입니다. 따라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 적절한 휴식 시간 등이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대부분 이미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된 습관과 환경으로 인해 굳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정확한 치료 접근이 더욱 중요하며, 운동만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는 권장하지 않습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이재원 원장(365웰정형외과재활의학과의원 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