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인터뷰] 정형외과 전문의 백석호 원장ㅣ만성질환인 퇴행성 관절염,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ㅣ질환 말기에는 많은 방법 없어, 수술적 치료 고려해야2016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나에게 발생할까 봐 걱정되는 질환'이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퇴행성 관절염이 무섭다’라는 의견이 10.2%로 암에 이어서 두 번째로 높았다. 많은 사람들이 노화와 함께 갑자기 찾아오는 이 불청객을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 사회가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국내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2년 심평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퇴행성 관절염으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의 수가 400만 명(404만 2,159명)을 돌파했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퇴행성 관절염을 노화의 자연스러운 과정 중 하나로 잘못 인식하고 방치해 병을 키우는 안타까운 사례가 많다. 문제는 한번 손상된 연골은 자연 치유되거나 재생되지 않으며, 질환이 진행될수록 다양한 증상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이 생긴다는 점이다. 따라서, 연골 손상이 적은 질환 초기에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적극적인 생활습관 교정과 정기적인 검진, 치료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형외과 전문의 백석호 원장(마디세상병원)과 함께 퇴행성 관절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Q. 노년층이 퇴행성 관절염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무릎 연골은 대퇴골과 경골 사이의 마찰력을 줄여 관절 운동을 원활하게 하며 연골하골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만약 이 구조물이 손상되면 뼈끼리 지속적으로 충돌하게 되고 통증 및 부종 등이 발생합니다. 이를 방치하면 증상이 악화되어 다리 모양에 변형이 되기도 합니다. 즉, 퇴행성 관절염이 생기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퇴행성 관절염은 단순하게 무릎 연골의 손상 및 마모로 인해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그러나, 실제로는 연골뿐만 아니라 △반월상 연골판 △활액막 △연골하골 등 무릎 관절 내부에 전반적으로 문제가 생기는 만성질환입니다. 일반적으로 연령대가 높아지면 유병률이 함께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여러 퇴행성 질환 중에서도 진료비가 다섯 번째로 높은 질환일 정도로 환자가 많은 질환입니다. 최근에는 운동 열풍이 불면서 비교적 젊은 연령대에서도 관절염이 진행되는 경우가 종종 관찰됩니다. 연골은 한번 손상되면 스스로 회복되지 않아 정기적인 검진과 조기 치료를 통해 상태가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퇴행성 관절염의 가장 큰 위험인자가 '노화'인 이유가 궁금합니다. 또, 노화 외에도 퇴행성 관절염을 가속화시키는 생활습관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나이가 들면서 반월상 연골판의 퇴행성 변화가 찾아오고 활액막에 염증이 생기게 됩니다. 이로 인해, 반월상 연골판의 충격 흡수 기능이 감소하여 연골에 직접적으로 가해지는 충격이 커지게 됩니다. 결국 연골이 손상되기 시작하고, 주변 연부 조직의 염증반응으로 인해 연골 손상이 더욱 가속화됩니다. 이 밖에도 △체중 증가 △무릎 주변 근육 약화 △좌식 생활 위주의 생활 습관 △여성 등이 무릎 건강을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위험인자로 꼽힙니다. 과거에는 퇴행성 관절염을 노화의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젊었을 때부터 무릎 건강을 제대로 관리하면 노년기에도 튼튼한 무릎을 가질 수 있습니다.
Q. 퇴행성 관절염은 진행 단계에 따라 초기, 중기, 말기로 나눌 수 있는데요. 단계 별로 치료 방법이 어떻게 달라지나요?퇴행성 관절염은 X-ray 영상 검사 결과와 켈그렌-로렌스 분류법(Kellegren-Lawrence Grade, KL Grade)을 기준으로 '관절 간격'과 '골극 생성 정도'에 따라 초기, 중기, 말기로 분류합니다.
관절염 초기에는 비수술적이고 보존적인 치료로도 충분합니다. '무릎 주변 근육 강화 운동', '체중 관리', '생활 습관 변화' 등 체계적이고 꾸준한 관리로 질환 진행속도를 효과적으로 늦출 수 있습니다. 다만, 무릎 활액막에 부종 및 삼출액이 있는 경우라면 이를 개선하기 위한 약물치료와 주사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중기에도 선택할 수 있는 치료법이 비교적 다양합니다. 여전히 운동 및 체중 관리, 생활 습관 변화를 통해 무릎 건강을 꾸준히 관리해야 합니다. 여기에, 무릎 통증이 있다면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에 대한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통증 치료에는 '관절경 수술', '연골 재생술', '절골술' 등이 사용됩니다. 하지만 질환 말기가 되면 치료 선택지가 많지 않습니다. 무릎 인공 관절 치환술을 받아야 할 수도 있습니다. 관절염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 없이 질환이 진행되면 무릎이 시큰거리고 뻐근하며, 붓는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질환 말기에 이르면 무릎이 다 펴지거나 구부러지지 않고 계단이나 평지 보행이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퇴행성 관절염이 말기로 진행하지 않도록 초기부터 관리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질환이 말기로 진행되었다면 뼈의 변형 및 무릎 관절 강직 등이 발생하기 전에 수술 등 적절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Q. 관절염 말기에는 무조건 인공 관절 치환술을 받아야 하나요?인공 관절 치환술이란 손상받은 관절연골과 뼈를 제거한 후 인공관절물로 관절을 대신하는 수술을 말합니다. 다만, X-ray 검사 결과 상 관절염이 심하다고 판단돼도 무조건 인공 관절 치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공 관절 치환술은 환자가 다음과 같은 상태일 때 고려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1. 평지 걷기나 계단 오르내리기가 힘든 경우2.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의 무릎 통증3. 무릎의 통증 또는 강직으로 인하여 구부리고 펴는 것이 점점 힘들어지는 경우4. 약물이나 주사 치료 등에 조절되지 않는 통증5. 무릎뼈 변형이 심한 경우 관절염이 말기로 진행하면서, 뼈의 변형이 동반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변형 정도가 심해질수록 수술 시 절제해야 할 뼈의 양이 많아지고 주변 인대 구축 및 이완으로 인해 수술의 장기적인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무조건 빨리 수술하는 것도 피해야 하지만, 너무 늦지 않도록 적절한 시기에 수술적 치료를 받는 것도 중요합니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