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사계절 중 야외활동하기 가장 좋은 계절이다. 특히 단풍이 시작되는 시기가 되면 많은 사람이 단풍을 즐기기 위해 가을 산행을 떠난다. 소방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3년간 전국 산악구조활동은 2만 9,672건으로 연평균 1만 건이며, 실족·추락이 6,996건, 조난이 6,972건, 심장마비 등 질환이 2,742건, 탈진·탈수가 1,588건이었다. 월별로는 10월에 4,153건(14%)으로 가장 사고가 많았다. 단풍놀이를 즐기기 위해 산을 찾는 입산객이 많아지면서 허리나 무릎,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주의해야 하는 질환에 대해 소개한다.
관절 약하면 골절 질환 주의해야등산은 허리 근육을 강화해 주고 요통도 예방해 주며, 척추뼈를 바르게 고정시켜 만성 척추신경질환 치료에 도움을 준다. 또 근지구력을 향상시키고 체지방을 감소하는데 효과적이며 정신적 만족감을 얻을 수 있어 우울증 예방과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하지만 무리하게 등산을 할 경우 골절 위험이 뒤따른다. 특히 '무릎 십자인대 파열'과 '무릎 연골 손상'과 같은 관절질환을 주의해야 한다. 무릎 십자인대 파열은 무릎 위 허벅지뼈와 무릎 아래 종아리뼈를 X자 형태로 교차 연결해 주는 인대가 파열된 것이다. 무릎에 체중이 실린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을 시도하는 경우에 잘 생긴다. 무릎 연골 손상은 무릎뼈 중앙을 중심으로 대퇴골과 경골 사이에 위치한 반달 모양 물렁뼈인 반월상 연골판이 찢어지거나 손상된 것이다. 무릎을 구부리고 펼 때 뻑뻑한 느낌이 들고 심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두 질환 모두 손상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물리치료, 약물치료, 주사 요법 등 보존적 치료만으로 회복한다. 이러한 골절 질환에 특히 주의해야 하는 사람은 40~50세 이상의 균형 감각이 좋지 않은 중년 여성이나 체지방 비율이 너무 낮은 마른 여성이다. 내리막길에서는 본인 체중의 약 3~5배의 무게가 앞쪽으로 쏠리는데, 이때 근육 및 관절, 허리 등 각 부위에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등산할 때는 평지에서보다 약 절반 정도의 속도로 천천히 걷는 것이 좋다. 등산 시 배낭의 무게는 자신 몸무게의 10%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등산 스틱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등산 스틱은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에서 체중을 분산시켜 허리나 관절에 부담을 줄여준다.
심뇌혈관 질환이나 당뇨병 있으면 응급상황 대비 철저히 해야등산 시에는 온도, 습도, 압력 변화, 저산소 등 다양한 환경에 노출된다. 심뇌혈관 질환자는 등산 시 부정맥이 악화되거나 실신할 수 있으며 심하면 급성 심장 정지 위험도 있다. 따라서 심뇌혈관 질환이나 당뇨병 등이 있는 환자들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가파른 산에 오르면 심장 근육에 더 많은 혈액과 산소가 필요하다. 이때 심장 기능이 약하거나 혈관이 좁은 환자들은 심장에 과부하가 걸려 이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일교차가 큰 아침에 산행을 가면 심장·혈관의 기능을 조절하는 교감·부교감신경의 균형이 깨져 급성 심근경색·뇌졸중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아침 등산은 피하고 완만한 산을 천천히 걷는 것이 좋다. 당뇨병이 있다면 혈당 대사에 신경 써야 한다. 당뇨병 환자가 무작정 등산을 하면 혈당 대사가 잘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혈당 강하제를 먹거나 인슐린을 주입한 후 바로 산에 오르면 저혈당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응급상황을 위한 사전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등산 중 저혈당이 의심되면 즉시 휴식과 함께 당을 섭취하고 혈당을 측정해야 한다. 저혈당이 지속되고 식은땀, 떨림 등이 계속되면 즉시 등산을 멈추고 119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또한 등산 시에는 저혈당에 대비해 당이 풍부한 음식과 혈당계를 지참하는 것이 좋다. 식후 1~2시간 이내에 등산을 시작해야 하며, 공복 상태에서는 피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등산 전 혈당이 100mg/dL 이하이면 15~30g 정도의 탄수화물을 미리 섭취하고 등산 전 혈당이 300mg/dL 이상이라면 의사와 상의 후 등산을 계획해야 한다. 당뇨환자의 경우 상처치유가 더디고 감염 위험도가 높은 만큼 등산 후 몸에 상처가 나지 않았는지 꼼꼼히 살피고 특히 당뇨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심뇌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도 응급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장시간 공복 및 탈수상태가 되지 않도록 음식과 물 섭취에 신경 써야 한다. 또 상비약을 미리 챙기고 스마트워치 등을 통해 부정맥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고혈압이 있다면 심뇌혈관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부정맥 악화, 탈수증세 등 응급상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