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를 꼬고 오래 앉아 있거나 가부좌 자세를 하면 허리와 엉덩이가 아프고 다리가 저릴 때가 있다. 이 경우 대부분 허리디스크를 의심한다. 하지만 골반 속 근육이 신경을 눌러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허리디스크로 오인 쉬운 '이상근증후군'허리디스크와 증상이 유사하지만 엄밀히 다른 척추질환으로는 이상근증후군이 있다. 두 질환 모두 신경이 눌리면서 허리, 다리, 엉덩이에 통증이 발생한다. 그러나 이상근증후군은 허리디스크와 달리 빠르게 걷거나 달리는 등 다리를 움직일 때 저림 증상이 나타나고, 허리보다는 다리와 엉덩이 쪽 통증이 더 심하다.이상근은 고관절을 고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일차적인 외회전을 담당하는 근육이다. 그런데 이 이상근이 과도하게 긴장하거나 비대해지면 다리로 가는 좌골신경을 압박해 엉덩이의 뒤쪽과 다리 부위에 통증, 저림, 당김, 이상 감각 등을 초래하면서 이상근증후군을 유발한다.
이상근증후군은 정확한 발병 원인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통상적으로 나이와 상관없이 외상, 활동성, 직업, 평소 자세 등에 의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넘어지거나 교통사고 등으로 고관절 또는 다리에 부상을 입은 경우 △근육이 뭉친 경우 △평소 다리를 자주 꼬고 있는 경우 △장거리 달리기 등 무리하게 운동한 경우 △운동 전 준비운동이나 스트레칭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장시간 엉덩이에 압력을 받는 운전기사에서도 흔히 나타날 수 있다.
허리보다 다리·엉덩이 쪽 통증 심하면 '이상근증후군' 의심해야이상근증후군 환자는 엉덩이 통증을 주로 호소하는데, 이외에도 허리, 사타구니, 회음부, 고관절 등과 더불어 드물게 종아리, 발 등의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배변 시 항문이나 꼬리 뼈의 통증이 나타나기도 하며, 여성 성교통이나 남성 발기부전 등 성 기능 이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상근증후군은 인체 구조상 이상근을 긴장시키고 자극하는 동작에서 증상이 재현되는 양상이 나타난다. 바로 누웠을 때 이상근증후군이 있는 방향의 발이 바깥으로 돌아가 있는 것이 관찰되며, 통증이 있는 다리의 발이 바깥으로 돌아가 있으면 의심할 수 있다. 진단을 위해서는 초음파 검사, CT 검사, 허리 MRI 검사 등 다양한 검사를 통해 이상근의 형태부터 석회화 정도, 다른 병변은 없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이상근과 골반 주변 연부조직을 평가하기 위하여 골반 MRI 검사도 시행한다.
증상 완화 및 완치 위해서는 생활습관 개선 필요이상근증후군으로 진단되면 최대한 움직임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하이닥 정형외과 상담의사 김상범 원장(선수촌병원)은 "이상근증후군의 경우 계단 오르기를 무리하게 하면 통증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라며 꾸준한 스트레칭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을 추천했다. 덧붙여 "이상근증후군의 경우 좋지 못한 생활습관 및 보행습관 등으로 발생하는 만큼 진료와 검사를 진행해 정확한 원인과 허리디스크 감별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이상근증후군이 초기라면 정형외과나 신경외과에서 체외충격파 치료, 주사치료 등 보존적 치료법을 통해 개선할 수 있다. 움직임을 줄여 염증이 가라앉으면 상태에 따라 약물치료를 시행하는데, 증상이 심하거나 근력저하가 생기면 수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단, 신경을 압박하는 다른 원인이 있어 제거해야 하는 등 꼭 필요할 때만 수술한다. 이상근증후군은 나쁜 자세나 습관, 반복된 동작으로 악화되기 때문에 증상 완화 또는 완치를 위해서는 생활습관 개선이 필수적이다. 다리 꼬기, 책상다리하기 등 일상에서 흔히 취하는 자세는 이상근을 긴장시키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증상 완화에는 스트레칭과 근력강화 운동이 도움 된다. 엎드려서 하는 플랭크 운동, 의자에 앉아 양 무릎을 번갈아 들어 올리는 동작이 대표적이다. 증상이 완화돼도 무리한 활동은 금물이다. 특히 등산이나 장시간 서서 작업해야 한다면 활동 전 전신 스트레칭과 준비운동이 필요하고, 1시간마다 10분 이상 휴식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김상범 원장 (선수촌병원 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