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먹는 동안에는 치아로 음식물을 씹는 저작 과정, 음식을 식도로 삼키는 연하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저작 능력과 연하 능력이 저하되면서 음식물을 정상적으로 넘기기 힘든 ‘삼킴장애’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2년 삼킴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 통계에 따르면, 60대 환자에서 8.7%, 70대에서 22%, 80대 이상은 61.3% 등으로 나이가 들수록 환자 수가 급증하는 경향을 보였다. 고령일수록 흔해지는 삼킴장애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음식 삼키기 힘들어지는 삼킴장애, 기도로 넘어가면 생명까지 위협음식을 입 안에 넣은 후 삼키는 과정은 총 3가지 단계로 구분된다. △음식물이 구강 뒤쪽으로 움직이는 구강단계 △음식물을 삼키는 인두단계 △연동운동에 의해 위로 이동하는 식도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중 어떤 단계에서든 이상이 나타난다면 삼킴장애로 볼 수 있다. 삼킴장애가 나타나면 입 밖으로 음식이 새어나오는 등으로 인해 씹기 어려워지고, 입 안이 마르면서 삼키기 어려워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또 음식물이 목구멍을 통과하는 속도가 느려지고, 삼킨 후에도 음식물이 목구멍에 남아 있는 느낌이 들 수 있다. 음식물이 코로 역류하거나 기도로 넘어가면서 식후 기침이 잦아지기도 하고, 목이 메이면서 쉰 목소리가 나기도 한다. 이렇게 노년기에 삼킴장애가 흔해지는 이유는 △치아 손실 등 구강 구조의 변화 △노화로 인한 신경세포 감소 △장기간의 신체활동 감소 등이 꼽힌다. 이밖에도 △뇌, 말초신경 등에 질환이 발생한 경우 △머리와 목, 식도 등에 이상이 발생한 경우에도 삼킴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삼킴장애가 발생하면 음식을 먹기 불편해지면서 식욕부진, 영양결핍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음식이 기도로 잘못 넘어가게 되면 흡인성 폐렴이나 폐농양, 패혈증 등의 합병증이 발병할 수 있고, 기도 폐쇄로 인해 숨을 쉬기 어려워지면서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노년기 저하되는 연하 능력, 강화하고 재활하려면?음식을 먹고 삼키는 과정은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행동인 만큼, 삼킴장애는 삶의 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질환이다. 특별한 원인 질환이 없이 노화로 인해서 평상시 바른 자세로 음식을 먹는 습관을 들이고, 얼굴과 혀 근력을 풀어 주기만 해도 삼킴장애가 발병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음식을 먹기 전에는 준비체조를 해 주는 것이 좋다. 고개를 좌우로 돌려 준 후 어깨를 상하로 들썩거리고, 혀로 좌우의 입꼬리를 건드리거나 혀를 내밀었다 당기는 등으로 입 안과 목 주변을 스트레칭해주면 음식이 원활하게 삼켜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식사를 할 때는 허리를 90도로 곧게 세우고, 머리를 앞으로 약간 숙여 턱이 당겨진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권장된다. 턱을 당기면 기도가 좁아지기 때문에, 음식물이 기도로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음식을 먹을 때는 소량을 천천히 나눠서 먹고, 입에 있는 음식을 다 삼킨 후 다음 음식을 먹어야 한다. 이때 잘게 씹기 어려울 정도로 질긴 음식, 너무 묽어 사레가 들릴 위험이 높은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럴 땐 요거트 정도의 점도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점도증진제를 음식에 섞으면 편안하게 삼키는 데 도움이 된다. 이미 삼킴장애가 발생한 경우에는 다양한 재활 치료를 통해 삼킴 훈련을 하게 된다. 손가락이나 전동칫솔, 얼음막대를 입 안에 넣고 볼과 입술, 혀 등을 자극하면 삼킴 반사를 촉진하고, 삼킴 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 이밖에도 삼킴 능력을 강화하는 재활 운동법이 있다. ‘멘델슨 기법’과 ‘샤케어 기법’ 등이 대표적이다. 목구멍의 조임 기능을 강화해 주는 멘델슨 기법은 침을 삼키는 동안 목젖이 내려가지 않도록 호흡을 참으면서 멈춤을 2~5초간 유지하다가 풀어주는 방법이다. 또 샤케어 기법을 할 때는 어깨를 바닥에 댄 상태로 바로 누운 상태에서 다리가 보이도록 고개만 들어올리면 된다. 1분간 지속하고 1분간 휴식하는 것을 계속 반복하게 되면 후두거상근이 강화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한편, 노년기에 치아가 소실되면서 음식을 씹고 삼키는 데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다. 치주질환이 발병했다면 빠르게 치료하고, 치아 개수는 20개 내외로 유지하는 것이 권장된다. 필요한 경우 임플란트나 보철치료 등을 통해 치아를 유지해 주는 것도 저작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음식물 기도로 넘어갔을 때 응급처치법만약 삼킴장애로 음식물이 기도로 잘못 넘어가 막히면 호흡이 어려워져 응급처치가 필요하다. 이때 시도할 수 있는 응급처치법이 바로 하임리히법이다. 하임리히법은 배를 강하게 눌러 환자의 기도에 걸린 이물질을 밖으로 꺼내는 응급 치료법을 말한다. 환자가 말을 하지 못하거나 기도가 좁아지면서 나는 ‘쌕쌕’ 소리가 나는 호흡을 하고 있는 경우, 산소가 부족해져 손끝과 입술, 얼굴이 파래지는 청색증 등이 나타났다면 119에 신고한 후 빠르게 하임리히법을 시도해야 한다. 다음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밝힌 올바른 하임리히법 순서다. 1) 먼저 환자를 일으켜 세운 뒤 환자의 등 뒤에 선다. 2) 한 손을 주먹 쥐어 환자의 배꼽과 명치 중간쯤에 두고, 다른 한 손으로 주먹 쥔 손을 감싸 쥔다. 이때 한쪽 다리는 환자의 다리 사이에 두고, 다른 다리는 뒤로 뻗어 균형을 잡는다. 3) 환자가 이물질을 뱉어낼 수 있도록 복부를 아래에서 위로 쓸어 올리듯 강하게 압박해 준다.이때 팔로 옆구리를 조여 공기를 압축되게 만든 다음 당겨주는 것이 중요하다. 4) 이물질이 나올 때까지 이를 반복해 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