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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2024-07-04

여름철 몸매 관리 위한 '이 운동'...척추·혈관 건강 고려해야

노출이 많아지는 여름철에는 많은 사람들이 몸매 관리를 위해 운동을 시작한다. 기존에는 달리기, 자전거 타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이나 웨이트 트레이닝 등의 근력 운동 정도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개인의 선호도나 건강 상태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운동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단순한 체중 감량보다는 몸매를 아름답게 관리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필라테스나 플라잉 요가, 기구를 이용한 운동 등이 주목받고 있다.그런데 이런 운동이 신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바디 인버전 테이블(거꾸리)을 사용하거나 다리를 위로 들고 머리를 바닥으로 향하게 하는 플라잉 요가의 인버전(해먹에 거꾸로 매달리는 자세)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경우, 척추와 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거꾸로 매달리는 운동이 신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거꾸로 매달리는 자세, 척추 연부조직 손상 가능성 고려해야거꾸로 매달리는 자세는 정형외과의 견인치료나 무중력 감압치료와 비슷해 민간에서는 허리에 좋은 운동으로 여겨진다. 특히 척추 사이의 압력을 줄여 척추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실제로 거꾸로 매달리는 것이 허리의 통증이나 허리 건강에 이점을 제공한다는 사실은 밝혀진 바가 없다. 거꾸로 매달리는 운동을 시행한 후 요통이 줄어드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이는 운동 과정에서 허리의 유연성이 회복되고 압박됐던 척추가 풀어지면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효과다. 과거 미국 물리치료협회에서 요통이 있는 환자에게 12주간 거꾸리 운동을 실시하고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통증이 개선됐다고 느끼는 만족도 점수가 C등급으로 나타나 거꾸리 운동의 요통 완화 효과가 매우 저조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거꾸로 매달리는 자세가 오히려 척추의 연부조직에 손상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머리를 아래로 하고 매달리면 몸 전체의 체중이 허리에 실리면서 근육과 인대가 과도하게 늘어나며 손상된다는 것. 척추 질환이 있는 사람은 거꾸로 매달리는 자세를 반복하는 경우 척추의 통증이 심해지고 질환이 악화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심뇌혈관 건강 위협할 수도…기저질환 있다면 특히 주의거꾸로 매달리는 동작은 척추뿐 아니라 심뇌혈관 건강에도 안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체에 비해 혈관이 얇고 압력에 취약한 머리 쪽 혈관으로 혈류가 모이면서 혈압을 높이기 때문이다. 고혈압을 앓고 있는 경우 뇌 혈압이 높아지면서 뇌출혈이 발생할 수 있고, 저혈압 환자는 갑작스러운 혈압의 변화로 인해 의식을 잃을 수도 있다. 심혈관계 질환을 합병증으로 앓기 쉬운 당뇨병 환자도 주의가 당부된다. 미국 학술 의료 센터인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의 에드워드 라스코위스키(Edward Laskowski) 박사는 “머리가 아래로 향한 상태에서 몇 분만 지나도 혈압이 높아짐과 동시에 심장 박동까지 느려진다”라며 고혈압, 심장질환, 녹내장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거꾸로 매달리는 자세가 상당히 위험하다고 밝혔다. 질환이 없는 건강한 사람도 장시간 거꾸로 매달려 있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가 정상 혈압의 건강한 성인 남녀 5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한 결과, 연구 대상자들이 거꾸로 매달리기를 3분가량 지속하자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이 각각 25mmHg와 15mmHg 증가했다. 혈압이 상승한 상태는 매달려 있는 내내 유지됐으며, 심장박동 역시 느려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심박수의 변화가 크게 나타났는데, 거꾸로 매달린 동안 심박수가 감소한 최소 수치가 12%나 됐다.



매달리는 시간 최소화, 과도하게 눕지 말기...대체 운동하는 방법도만약 거꾸로 매달리는 운동을 실시한다면, 90도에 가까울 정도로 과도하게 몸을 눕히지 않아야 한다. 뒤집어 매달려 있는 시간은 최소화하고, 운동 전후로 자신의 몸상태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하이닥 신경외과 상담의사 박권희 원장(새우리남산병원)은 “발을 기구에 고정해 몸을 거꾸로 바닥을 향하게 하는 ‘거꾸리’ 사용을 매우 조심해야 한다”라면서 “큰 각도로 몸을 뒤집는 행동이나 허리 통증이 잠시 없어지는 느낌이 들 때 몸을 흔드는 무리한 움직임은 지양하기를 권장한다”라며 거꾸로 매달리는 운동의 주의사항을 밝혔다. 아울러 머리를 바닥으로 향하게 매달리는 운동 대신 산책, 조깅 등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 척추와 혈관의 건강을 위해서 추천된다. 플랭크, 브릿지 동작, 철봉 매달리기 등 신체의 무게를 이용하는 간단한 근력 운동도 좋다. 만약 허리 통증이 만성적이라면 평상시에도 틈틈이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켜고 맨손 체조를 하면, 허리 근육의 긴장이 풀릴 뿐 아니라 디스크의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건강상 이점을 얻을 수 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박권희 원장(새우리남산병원 신경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