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은 머리의 모든 부위에서 느껴지는 통증을 의미한다. 현대인이 호소하는 흔한 증상이지만 양상에 따라 질환을 의심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일반적인 두통과 다른 찌릿한 느낌이 반복된다면 후두부의 신경이 압박되거나 손상된 ‘후두신경통(Occipital Neuralgia)’일 수 있다. 후두신경통의 증상과 원인, 그리고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자세히 살펴봤다.
뒤통수의 찌릿한 통증…후두신경통 증상은후두신경통이란 귀에서부터 후두부까지의 감각을 담당하는 후두 신경 영역에서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을 의미한다. 보통 한쪽 뒤통수에만 생기지만, 간혹 양쪽에서 느껴질 수도 있다. 일반적인 두통이나 목 어깨 부위의 근육통과는 달리 찌릿한 통증을 비롯해 뒷머리가 당기는 느낌이 나타난다. 후두부와 귀 뒤, 목덜미 부위가 대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쑤시고 아프며, 통증 부위가 감각이 없는 듯 먹먹해질 수 있다. 전기가 신경을 따라 퍼지는 듯한 찌릿한 자극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두피가 민감해져 빗질을 할 때도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심한 경우 눈언저리까지 증상이 확대돼 눈이 침침해지기도 한다. 자율신경계에도 영향을 미쳐 코막힘, 이명, 메스꺼움, 어지럼증 등 다양한 증세가 동반된다.
후두신경통, 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주의 필요후두신경통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목과 어깨가 긴장된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 외상이 발생한 경우, 축농증과 같은 염증성 질환이 악화되는 경우에 생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후두신경통이 심각한 질환의 신호일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후두신경통을 동반하는 질환은 다음과 같다.
1. 아놀드-키아리 증후군(Arnold-Chiari syndrome)아놀드-키아리 증후군은 후두신경통을 유발하는 선천적인 원인 질환으로, 소뇌의 일부분이 밑으로 돌출되면서 뇌와 척추가 만나는 곳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다. 소뇌가 돌출되면서 뇌척수액의 흐름이 방해를 받고, 결국 척수액이 척수와 뇌의 비어있는 공간에 축적돼 두통을 느끼는 것이다. 환자의 80%가량은 두통을 겪으며, 절반 이상의 환자에서 △피로 △시력상실 △저림 △메스꺼움 △삼킴 장애 등의 증상을 함께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 12세부터 66세 사이 어느 나이 대에서나 나타날 수 있는데, 평균적으로 29세 정도에 증상이 처음으로 발현된다.
2. 관절염 및 디스크후두신경통의 가장 흔한 원인은 강직성 척추염이나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경추 주변의 만성적인 관절염이다. 경추 관절에 발생한 염증이 후두 신경을 자극해 후두신경통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특히 폐경 이후의 여성에서 관절염이 후두신경통의 원인인 경우가 많다. 흔히 허리 디스크라고 불리는 경추 추간판 탈출증 역시 후두 신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추간판 탈출증은 경추가 바르게 정렬되지 않고 삐뚤빼뚤해지면서 뼈와 뼈 사이의 디스크가 튀어나오는 질환이다. 이때 삐뚤어진 뼈나 뼈 사이로 튀어나온 디스크가 후두부의 신경을 눌러 후두신경통을 발생시킨다.
3. 대사 증후군대사 증후군을 갖고 있는 경우에도 후두신경통이 생기기 쉽다. 신진대사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질환으로, △복부비만 △높은 혈압 △높은 혈당 △높은 중성지방 △낮은 HDL 콜레스테롤 중 3가지 이상의 조건을 가진 경우 진단된다. 일반적으로 대사 증후군을 앓으면 복부 비만과 함께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각종 성인병이 발병한다. 대사 증후군이 후두신경통으로 이어지는 데에는 인슐린 저항성의 증가가 가장 주요하게 작용한다. 체내 세포가 인슐린의 작용에 저항하는 힘이 늘어나면 체내에 지방조직이 과도하게 축적되는데, 이렇게 축적된 지방세포가 염증 유발 물질인 ‘사이토카인(Cytokine)’을 분비하기 때문이다. 사이토카인은 건강한 세포와 조직을 파괴하고, 면역체계 스스로를 공격하게 만들어 만성염증을 유발한다. 이때 후두부의 신경이 염증에 감염되면 후두신경통이 발생하는 것이다. 또한 만성염증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는 작용을 해 대사 증후군과 후두신경통의 악화를 반복시킨다.
스트레칭·마사지로 완화 가능해…병원 치료 필요한 경우는?후두신경통이 심하지 않다면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마사지 등으로 증상의 완화를 노려볼 수 있다. 턱 부위를 이완하는 스트레칭을 하거나, 목덜미와 어깨를 풀어주면 도움이 된다. 이때 목 근육의 긴장을 풀기 위해 온찜질을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으로 후두부의 통증을 경감시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손가락을 이용해 두개골을 마사지하는 것도 좋다. 마그네슘, 비타민 B12, 비타민 D와 같이 신경계를 강화하는 영양제를 섭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오메가-3가 풍부한 어유나 피시 오일은 체내 염증을 줄여줘 증상을 경감하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만약 이러한 방법으로 후두부의 통증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반드시 병원 진료를 받을 것이 권장된다. 후두신경통은 심각한 질환의 신호일 가능성이 있을 뿐 아니라 장기간 방치하는 경우에는 만성적인 통증으로 발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치료 방법으로는 알코올 주사를 활용해 후두 신경을 차단하거나, 신경 자극술을 시행해 볼 수 있다. 하이닥 신경과 상담의사 박종원 원장(아나파신경과의원)은 “보통 약물 복용을 기반으로 주사치료와 물리치료, 도수치료 등을 이용해 증상을 호전할 수 있다”라면서 “특히 약을 계속 먹으면서 후두신경차단술이라는 주사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라고 조언했다. 다만 개인별로 증상의 정도와 양상이 다르므로 병원에서 정밀한 검사를 진행한 후에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박종원 원장(아나파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