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가 커지면서 기침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에 걸린 것이 원인인 경우가 많지만, 2~3주 이상 기침이 지속된다면 결핵을 의심해 봐야 한다. 결핵은 주로 개발 도상국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우리나라는 2023년 기준 OECD 회원국 중 결핵 발생률 2위, 사망률 4위에 머물러 있어 안심할 수 없다. 이에 더해 최근 전 세계적으로 결핵 환자 수가 늘었다는 보고서가 나오면서 결핵 예방 및 치료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여전히 위협적인 결핵, 방심 말아야
세계보건기구(WHO)가 29일(현지 시각)에 발표한 '2024년 세계 결핵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5만 명이 결핵으로 사망하면서, 결핵이 코로나19를 제치고 다시 한번 전염병 사망 원인 1위로 복귀했다. 환자 수는 1995년 관련 기록을 시작한 이래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WHO에 따르면 2023년 약 820만 명이 결핵 진단을 받았다. 2022년 750만 명이 진단받은 것과 비교하여 눈에 띄게 증가한 수치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인도(26%), 인도네시아(10%), 중국(6.8%), 필리핀(6.8%), 파키스탄(6.3%)이 전 세계 발병 사례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성별로는 성인 남성이 55%, 성인 여성이 33%로 남성이 더 많았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Tedros Adhanom Ghebreyesus) WHO 사무총장은 "결핵을 예방하고,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는 도구가 있음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결핵으로 아프고, 죽는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라고 밝히면서 모든 국가에서 이러한 도구의 사용을 확대하여 결핵을 종식할 것을 촉구했다.
그렇다면, 국내 상황은 어떨까.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결핵 전체 환자수는 2만여 명으로, 2022년 대비 4.1% 감소했다. 다만 65세 이상 결핵 전체환자 수는 2022년 대비 0.1% 증가했다. 환자 중 노인층 비율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방?전파 방지를 위해 힘써야…고위험군 각별히 주의
결핵은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서 단순 감기로 오인해 방치되기 쉽다. 문제는 방치 시 폐와 신장, 신경 등 우리 몸속 조직이나 장기에 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결핵균은 몸속에서 천천히 증식하면서 조직과 장기를 파괴하여 기침과 객담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폐결핵을 비롯하여 혈뇨와 배뇨 곤란을 유발하는 신장 결핵, 허리 통증을 야기하는 척추 결핵 등을 유발한다.
결핵균이 몸 곳곳에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의심 증상이 나타날 시 빠르게 병원을 찾아야 한다. 결핵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진행되면서 피로감, 2주 이상의 기침, 가래, 흉통, 식욕 감퇴 등의 증상을 보인다. 특히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면 이들 증상이 나타나는지 잘 살펴야 한다. 노년층, 면역저하자, 후천성 면역결핍증(AIDS) 환자, 그리고 당뇨병, 만성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환자 등이 결핵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더불어 WHO는 알코올 사용 장애, 영양부족, 흡연 등도 결핵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이들 위험 요인을 갖고 있다면 결핵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참고로 65세 이상 고령층의 경우 보건소에서 매년 1회 무료 결핵 검진을 받을 수 있다. 보건소 방문 시 신분증을 지참해야 하며, 지자체 예산 소진 시까지 운영하므로 자세한 사항은 거주지역 보건소로 방문 또는 문의하여 확인해야 한다.
타인에게 옮기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결핵은 공기로 전염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결핵이 의심될 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휴지나 옷소매로 입을 꼭 가려야 한다. 결핵을 앓고 있는 환자의 가족은 빠짐없이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권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