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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2024-11-14

귓속 돌 굴러다니는 이석증, 스스로 치료할 수 있을까? [황수경의 건강칼럼]


[내레이션: 황수경 아나운서]

이석이란, 말 그대로 귓속에 있는 돌을 뜻합니다. 귀에는 우리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전정기관이 존재하는데요. 그 안에 있는 탄산 칼슘 알갱이들을 이석이라고 합니다. 평형돌이라고도 하죠. 이석은 앞, 뒤, 좌, 우, 그리고 위, 아래 움직임을 느끼는 역할을 하는데요. 여러 원인으로 제 위치에서 떨어져 나와 귓속을 흘러 다니면 이석증, 즉 어지럼증이나 울렁거림 같은 감각 이상 증세가 나타나게 됩니다.

이석증의 발생 요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외상이나 교통사고 등으로 머리에 충격을 받는 경우 이석증이 생길 수 있고요. 노화에 따른 골밀도 감소, 약물 부작용도 요인으로 꼽힙니다.

이석증의 주 증상은 현훈성 어지럼증입니다. 현훈(眩暈, Vertigo)이란 정신이 아찔하고 어지러운 증상을 뜻하는데요. 환자들은 빙빙 도는 느낌, 땅이 꺼지는 느낌, 벽이 올라가는 느낌 등을 주로 호소합니다. 혹시, 자세를 바꿀 때 어지럼증이 생기고 가만히 있을 때는 증상이 사라진다면 이석증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증세를 느꼈다면 빠르게 전문 병원을 찾아야 하는데요. 젊은 환자에게 발생한 단발성 이석증의 경우 치료 결과가 좋은 편이고요. 반면에 고령자이거나 청력저하가 있는 경우, 그리고 당뇨나 뇌혈관질환, 골다공증 같은 기저 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치료가 잘되지 않거나 재발하는 사례가 꽤 많습니다.

그렇다면 이석증은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요? 약물치료와 이석 정복술이 대표적인 치료법인데요. 약물치료의 경우 투약 후 1~2시간 안에 증상을 완화시킨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다만, 이석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이상 어지럼증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죠. 참고로, 이석증 치료 약물은 졸릴 수 있기 때문에 환자 상태에 따라 용량을 조절합니다.?

이석 정복술은 이석을 제자리로 돌려놓은 치료법입니다. 떨어져 나온 이석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확인하고 환자의 몸과 머리를 움직여서 이석을 원래 자리로 돌려놓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죠. 치료 과정에서 이석이 세반고리관을 따라 움직일 때 어지러움을 느낄 수 있는데요. 그 자체로 통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환자에게는 어지럼증이 심한 공포감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에 치료 전에 증상을 가라앉히는 약물을 먼저 투여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석증 치료 후에는 급격한 움직임을 삼가야 하고요. 특히 고령자들은 천천히 움직이면서 거동에 주의해야 합니다. 어지럼증이 완전히 가시지 않아서, 낙상과 골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해주면 좋고요. 염분 섭취를 조절하면서, 비타민 D와 요산 수치를 관리해 줄 필요도 있습니다. 이석증이 발생한 귀를 위로 향하게 해서 옆으로 누워 있는 것도 방법인데요. 무리하면서까지 고수하지는 않아도 됩니다.

병원에서 잘 치료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해외에 있거나 당장 병원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이석증이 생기는 사례도 종종 있는데요. 이런 경우를 대비한 자가 치료법이 있기는 하지만 처음부터 권유하지는 않습니다. 자가 치료 중에 이석이 오히려 안으로 더 들어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죠. 당장 병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우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약물을 복용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이석의 위치에 따라서 안구의 떨림 패턴이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는데요. 학계에서는 이석증에 의한 어지럼증과 뇌병변에 의한 어지럼증을 구분하는 단서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칼럼= 하이닥 의학기자 이세훈 원장(서울베스트신경과의원 신경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