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1월은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올바른 절주 문화를 알리기 위해 지정한 '음주폐해예방의 달'이다. 이들 기관이 펴낸 '2024년 알코올 통계자료집'을 살펴보면, 알코올 관련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늘어났으며, 특히 간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많아 주의가 당부 된다.
각종 질환 부르는 '술', 간 문제 두드러져
알코올 관련 질환 전체 사망자 수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알코올 통계자료집'에 따르면 2022년 5,033명이 알코올 관련 질환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는 2011년 4,493명과 비교하여 12%가량 증가한 수치다.
사망의 주된 원인은 알코올성 간 질환인 것으로 분석됐다. 2022년 알코올성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는 3,900명으로 전체 알코올 관련 사망자 수의 약 77.4%를 차지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3,266명으로 여성(634명) 보다 많았으며, 연령으로 살펴보면 50, 60대가 각각 1,370명과 1,101명으로 가장 많았다.
자료에서 젊은 층과 여성의 사망 사례가 적은 것으로 분석됐지만, 이들 역시 안심은 금물이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최근 5년간 알코올성 간질환 진료 현황'에 따르면, 20대 청년들의 알코올성 간질환 진료비 지출이 2배 이상 늘었기 때문. 특히 20대 여성의 총진료비가 51% 증가해,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보였다.
침묵의 장기 간, 선제적 관리 필요해
이처럼 음주로 인한 사망, 그리고 경제적 문제까지 모두 간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 당연한 결과다. 간은 알코올 분해에 가장 중요한 장기로, 섭취한 알코올의 약 90% 이상을 분해하기 때문.
간으로 운반된 알코올은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분해된다. 아세트알데하이드는 간세포를 손상시키는 1급 발암물질로, 이에 자주 노출되면 간세포가 재생하지 못해 알코올성 간질환이 발생한다. 술을 아세트알데하이드로 분해하는 장기도, 이로 인해 가장 많은 손상을 받는 장기도 간인 것. 알코올 관련 질환 중 간 질환이 가장 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망자가 많은 이유는 간의 특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간은 침묵의 장기로, 기능 저하와 손상에도 뚜렷한 자각증상이 없다. 실제 알코올성 간질환의 경우 알코올성 지방간과 간염까지는 뚜렷한 증세가 없다가 간경변이 되어서야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간경변은 사망률이 높은 질환으로, 합병증이 발생할 경우 5년 생존율이 21~40%로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간질환 발생 및 사망 위험을 낮추려면 선제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최우선은 금주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약 4~6주만 금주해도 간 기능이 정상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음주를 지속하면 어떤 약물 치료를 해도 간 손상을 피할 수 없다.
금주와 더불어 간에 유익한 성분을 챙기는 것도 방법. UDCA(우르소데옥시콜산)를 보충하면 대사 효소를 활성화하고 배설 수송체를 증가시켜 독소 배출이 잘 되게 돕는다. 간이 알코올 등을 분해하는 해독 작용을 원활히 하는 것. 이 밖에도 UDCA는 간세포를 보호하고, 항염 작용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술에 지친 간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UDCA는 일반의약품으로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다. 간 기능 개선 유효성이 입증된 일일 복용량은 150mg으로, 이를 고려해 전문가와 상담 후 복용하면 좋다. 참고로 시중에는 1정 50mg으로, 하루 3번 먹을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 나와 있다.
참고로, UDCA는 코로나19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성분이다. '네이처(Natur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UDCA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침입 경로인 ACE2 수용체의 문을 닫아 감염을 차단한다. 연말 늘어나는 술자리로 인한 간 손상, 그리고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된다면 UDCA가 도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