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신체 곳곳에서 노화가 진행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근육이 감소하고 관절이 뻣뻣해지듯이, 목소리 역시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화를 맞는다. 젊을 땐 이렇지 않았는데, 어느샌가 목소리가 얇아지거나 떨리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목소리의 노화를 의심할 수 있다. 목소리에 노화가 찾아오는 이유는 무엇인지, 어떻게 노화를 늦출 수 있는지 알아보자.
60대 접어들며 목소리 쉬고 얇아져…성대 탄력 저하 등이 원인
목소리 노화는 기본적으로 목소리를 만들어내는 성대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성대는 두 개의 인대가 마주 보는 구조를 하고 있는데, 이 인대는 얇은 점막으로 덮여 있다. 젊을 때는 인대의 탄성섬유가 유연하게 늘어나기도 하고, 점막이 탄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목소리에 큰 변화가 찾아오지 않는다.
그런데 보통 60대 이상에 접어들수록 성대 인대의 탄력이 떨어지게 된다. 그로 인해 성대가 완전하게 닫히거나 충분히 열리지 않으면서 목소리가 변한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보통 성대가 탄력을 잃은 상태에서는 말을 할 때마다 바람이 새어 나오는 듯한 소리가 나며, 말을 많이 하지 않았는데도 쉰 것 같은 목소리가 날 수 있다.
또한 성대를 지탱하는 주변 연골과 관절의 노화에도 영향을 받는다. 나이가 들어 관절이 굳으면서 성대의 움직임이 제한되어 목소리를 내기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게다가 나이가 들면서 폐 기능 역시 서서히 감소하는데, 소리를 내기 위해 폐가 공기를 충분히 밀어내는 힘이 약해져 소리도 이전보다 작아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성대가 노화할 경우 목소리 변화 외에도 잔기침이 잦아지거나 발음이 흐려지는 등의 증상이 쉽게 관찰된다. 또 근육 위축으로 인해 목이 쉽게 건조해지기도 하며,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증상이 나이가 들수록 심해지는 듯하다면 성대 노화를 의심해 보고, 발성법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물 많이 마시고 목과 혀 풀어 줘야…유산소 운동도 도움 돼
성대 노화와 목소리 변화를 늦추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성대를 자극할 수 있는 음식을 피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커피, 술 등은 성대를 자극하고 탈수 현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자주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 대신 물을 충분히 마시면 성대가 촉촉하게 유지되면서 발성이 더욱 부드러워질 수 있다. 특히 노화로 인해 목이 잘 잠기고, 가래가 자주 끼는 경우일수록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성대 주변의 근육과 조직을 풀어주는 목 마사지도 좋다. 턱 아래부터 목 앞쪽까지 부드럽게 손으로 누르며 마사지하면 성대 주변의 공간이 넓어져 소리가 보다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다. 혀를 떠는 것도 도움이 되는데, 혀끝을 입천장에 대고 '아르르' 소리를 내며 떨면 된다. 성대의 긴장을 풀고 점막을 움직여 탄력을 높이는 데에 좋은 방법이다.
목에 힘을 주어 소리를 내거나 너무 높고 낮은 소리를 내는 등, 올바르지 않은 발성법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이닥 이비인후과 상담의사 안철민 원장(프라나이비인후과의원)은 "자신의 목소리를 변형시켜 너무 높거나 낮은 목소리를 내다보면 성대의 근육이 긴장이 지속되고, 성대에 이상이 찾아오기도 쉽다"라며 "자연스럽게 나오는 편안한 목소리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라고 조언했다.
편안하게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복식호흡을 하면서 말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데, 성대에 부담을 줄이면서도 자연스럽게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를 편안하게 하기 위해서는 호흡 조절 능력이 필요한 만큼, 평소에 조깅이나 수영 등의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할 것을 권한다. 유산소 운동을 할 때의 호흡법 자체는 발성 시 호흡법과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폐 기능을 강화해 대화 시에도 더욱 자연스러운 호흡이 가능해지도록 도울 수 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안철민 원장(프라나이비인후과의원 이비인후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