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고령화에 따라 노화 관련 질환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전립선 비대증도 그중 하나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전립선 비대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9년 131만 8,549명에서 2023년 153만 2,151명으로 5년 사이 16% 증가했다.
전립선 비대증은 다양한 배뇨 장애 증상으로 인해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킨다. 비뇨의학과 윤장호 교수(원광대학교 산본병원)는 "나이가 들수록 전립선 비대증 발생률이 높아진다"고 말하며, 이어 "이러한 증상을 방치하면 나이가 들면서 기저귀 없이 생활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장년 남성들의 대표적인 고민거리인 전립선 비대증에 대해 윤장호 교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Q. 전립선 비대증, 어떤 질환인가요?
전립선은 남성에게만 있는 기관으로, 방광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전립(前立)'이라는 한자 뜻 그대로 방광 앞에 서 있는 구조입니다. 이곳에서는 정액을 생성하여 정자의 운동을 돕는 역할을 합니다.
전립선은 나이가 들수록 커진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특히 40대 이후부터 1~2년에 약 1g씩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전립선은 요도를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커지면 요도를 양쪽에서 압박하면서 배뇨 장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태를 전립선 비대증이라고 합니다.
Q. 전립선 비대증의 원인이 궁금합니다.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나이'입니다. 전립선 비대증은 연령이 증가할수록 발병률이 높아지는데, 50대 남성의 약 50%, 60대는 60%, 70대는 70% 정도에서 전립선 비대증이 나타납니다. 100세가 되면 모든 남성이 전립선 비대증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식생활도 중요한 요인입니다. 한 연구에서 유전적으로 동일한 쌍둥이 형제 중 한 명이 일본에 남고, 다른 한 명이 미국으로 이민 갔을 때, 미국으로 이민 간 형제의 전립선이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서구화된 식습관이 전립선 비대증을 유발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즉 치즈, 우유 등 유제품과 고기, 지방이 많은 음식 등의 섭취를 전립선 비대증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Q. 유전적인 요인도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합니다.
유전적인 요인도 영향을 미칩니다. 30~40대 젊은 분들이 전립선 비대증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여러 가지 혈액 검사, 전립선 초음파 등을 통해 크기를 살펴보면, 전립선이 50~60대만큼 커져 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가족력을 여쭤보면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전립선 비대증으로 치료나 수술을 받았다고 말씀하시곤 합니다. 그래서 유전적인 요인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Q. 겨울철에 전립선 비대증이 심해지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비뇨의학과를 찾는 환자들의 질환은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리면서 전체적인 소변량이 줄어들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소변 속 노폐물이 원활히 배출되지 않아 요로결석 발생 위험이 커집니다. 실제로, 여름철에는 요로결석 환자가 크게 증가합니다. 반면, 겨울철에는 땀을 거의 흘리지 않다 보니 수분이 대부분 소변으로 배출됩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소변량이 많아지는데, 전립선 비대증 환자의 경우 이는 배뇨 장애를 심화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결국, 겨울철에는 전립선 비대증으로 인해 배뇨 장애가 악화된 환자들이 병원을 많이 찾게 됩니다.
겨울에 전립선 비대증이 심해지는 또 하나의 이유는 '약물'입니다. 겨울철에는 감기나 독감 같은 상기도 감염이 유행하면서 많은 분들이 감기약을 복용하게 됩니다. 문제는 감기약에 포함된 에페드린 계열 성분입니다.
전립선 비대증은 방광에서 소변이 나가는 길이 좁아지는 질환입니다. 그래서 치료할 때 이 길을 막고 있는 근육을 이완시키는 약물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감기약에 포함된 에페드린 계열 성분은 반대로 근육을 수축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이 때문에 겨울철에는 감기약을 복용한 후 갑자기 소변이 잘 나오지 않아 응급실까지 찾는 사례가 종종 발생합니다.
Q. 전립선 비대증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전립선 비대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소변 줄기가 약해지고, 소변을 보려고 해도 쉽게 나오지 않는 증상입니다.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곳에서 볼일을 볼 때를 떠올려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먼저 온 어르신이 조용히 서 계신 경우가 있는데, 이상하게 소변 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그러다 손을 씻고 나갈 때 되면 약한 소리로 소변을 보기 시작하곤 합니다. 이처럼 배뇨 시작이 지연되고, 힘을 주어야 소변이 나오는 증상, 그리고 중간에 소변 줄기가 끊기는 증상이 전립선 비대증의 신호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소변을 참기 어려워지고, 화장실을 가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의학적으로는 2시간 이내에 다시 화장실을 찾는 경우를 빈뇨라고 판단합니다.
한편, 전립선 비대증 환자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증상은 야간뇨입니다. 많은 어르신들이 '하룻밤에 1~2번 정도 화장실을 가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참으시는데요. 밤에 세 번 이상 깨면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다음날 피곤하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오시곤 합니다.
Q. 전립선 비대증을 예방하는 식생활습관이 궁금합니다.
콜레스테롤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콜레스테롤은 지방의 원료 역할을 하는데, 우리 몸에서 여러 화학 작용을 거친 후 남성 호르몬으로 변환됩니다. 남성 호르몬 수치가 높은 경우 전립선 비대증 위험도 증가합니다. 쉽게 말해, 전립선은 남성 호르몬을 먹고 성장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완전히 맞는 말은 아닐 수도 있지만, 상당 부분 사실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지방 섭취를 줄이는 것이 전립선 비대증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여성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성분을 포함한 식품은 전립선 비대증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콩에 함유된 '이소플라본', 토마토에 풍부한 '라이코펜'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러한 성분들은 남성 호르몬의 영향을 일부 억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전립선 비대증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또 하나 기억하셔야 할 점은 술과 전립선 비대증의 연관성입니다. 알코올을 섭취하면 몸이 붓듯이 전립선도 붓게 됩니다. 전립선 비대증이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과음하면 배뇨 장애가 심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술을 마신 후 소변이 잘 나오지 않아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전립선 비대증이 있는 분들은 금주 혹은 절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Q. 전립선 비대증으로 진단되면 어떤 치료를 진행하나요?
건강한 전립선의 평균 크기는 약 20g입니다. 하지만 50대에는 30g 초반, 60~70대에는 40g 이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처럼 노화에 따라 전립선이 50~60g 이상으로 커지면 배뇨 장애가 심해지고, 소변 줄기가 약해지거나 혈뇨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방광 안에 결석이 생기는 합병증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전립선 비대증의 치료 방법은 환자의 전립선 크기, 증상의 정도, 약물 치료 반응 여부 등에 따라 개별적으로 결정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약물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하는데요. 이미 복용하는 약이 많아 추가 약물 복용이 부담스러운 경우, 기립성 저혈압·성욕 감퇴·발기부전 같은 부작용 때문에 약물 치료를 지속하기 어려운 경우 등에서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수술적 치료의 경우, 과거에는 크게 전립선을 절제하는 방식이 사용되었지만, 최근에는 전기칼을 이용한 절제술, 레이저 절제술, 레이저로 전립선을 녹이는 방식, 전립선 적출술 등 다양한 방법이 활용됩니다.
또한, 수술 부담이 큰 고령 환자들을 위한 치료법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립선을 결찰사로 묶어 크기를 줄이거나, 로봇 시스템을 이용해 강한 수압으로 전립선 조직을 제거하는 방법 등이 개발되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전립선 비대증 환자분들에게 당부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전립선 비대증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질병입니다. 많은 분들이 배뇨 장애를 겪으면서도 '참을 만하다'며 병원 방문을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증상을 방치하면 나중에는 기저귀를 착용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실제로 환자분들께 "치료를 받지 않으면 결국 기저귀를 차게 될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씀드리면, 그제야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는 하십니다.
전립선 비대증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건강한 노년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따라서 배뇨 장애, 빈뇨, 급행뇨, 야간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더 늦기 전에 조기에 치료를 받으시길 권장해 드립니다.
기획 = 유현정 건강 전문 아나운서
도움말 = 윤장호 교수(원광대학교 산본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