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보다 많은 양의 음식을 먹거나,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을 자주 먹은 후에는 속이 더부룩하고 불편하게 느껴지기 십상이다. 이렇게 불편한 속을 가라앉히기 위해 소화제를 찾곤 하는데, 원인에 따라서는 오히려 소화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지 않은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하이닥 전문가에게 소화제 복용에 대한 궁금증을 물었다.
Q. 배에 가스가 찬 느낌이 드는데, 소화제를 먹는 것이 도움이 될까요?
가스가 찬 듯한 느낌, 즉 복부 팽만감이 있다면 소화제 복용이 도움이 됩니다. 다만 과민성 대장 증후군에 대한 가능성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있으면 내장의 민감도가 증가해 장내 가스에 의한 복통이나 불편감을 쉽게 겪을 수 있습니다. 대변검사나 대장내시경, 혈액검사 등을 해 봐도 다른 질환이나 이상이 없는 경우라면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가능성이 크므로,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고 생활습관을 적절히 교정할 것을 권합니다.
- 하이닥 내과 상담의사 조영욱 원장(베드로내과의원)
Q. 소화제를 먹어도 계속 속이 불편한 느낌이 들어요. 소화제를 계속 먹어볼까요?
소화불량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이 무엇이냐에 따라, 소화제를 먹는 것이 바람직한 해결책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단순 소화불량이 아닌 다른 위장관 질환으로 인한 소화불량의 경우, 소화제를 복용해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시키다 보면 자칫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습니다. 또한 장기간 소화제를 복용하다 보면 췌장에서 소화 효소를 분비하는 기능이 저하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너무 오랫동안 소화제를 복용하는 것은 권하지 않으며, 평소 과식이나 자극적인 식사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겠습니다. 만약 그래도 소화가 잘되지 않는다면 원인을 찾기 위한 검사를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가정의학과 서민석 교수(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Q. 소화제를 복용하고 나면 금세 배가 고파지는 것 같아요.
소화제에 들어 있는 소화효소는 음식물이 더욱 빨리 분해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그래서 같은 양의 음식을 먹더라도 위장이 평소보다 빠르게 비게 되고,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허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소화가 빨리 된다고 해서 섭취한 음식의 열량도 빨리 소비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평소 꼭꼭 천천히 씹어 먹고, 과식을 피하는 등 소화제를 먹지 않아도 될 만큼 건강한 식습관을 갖는 것이 가장 좋겠습니다.
- 하이닥 가정의학과 상담의사 이상욱 원장(인천참사랑병원)
Q. 소화제를 먹으면 소화가 빠르게 되니까, 혈당도 빠르게 오르나요?
소화제를 먹어서 음식물이 빨리 소화되는 것은 혈당 변화와 큰 관련이 없습니다. 소화의 속도보다는 음식 속 포도당이 체내에 얼마나 빠르게 흡수되는지에 더욱 주목해야 합니다. 빵이나 아이스크림과 같이 단순당, 정제 탄수화물이 사용된 음식은 포도당으로의 분해가 빨라 혈당을 급격히 높이는데요. 반대로 통곡물은 포도당으로의 분해가 느려 흡수가 잘되지 않기 때문에 혈당이 천천히 오르는 것입니다.
- 가정의학과 서민석 교수(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Q. 소화제를 먹으면 음식물 속 영양소가 제대로 흡수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요?
소화제에는 크게 △위산분비억제제 △소화효소제 △위점막 방어인자증강제 △위장관운동촉진제 △진경제 등이 있습니다. 보통 소화가 잘되지 않고 체한 느낌이 들 때면 위산분비억제제와 위장관운동촉진제, 소화효소제 등을 복용하는데요. 이러한 약들은 영양소 흡수에 특별히 나쁜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소화효소제는 영양소 흡수에 더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소화제는 영양소 손실과는 관련이 없으니, 걱정하지 않고 복용해도 괜찮습니다.
- 하이닥 내과 상담의사 서정웅 원장(나음내과의원)
* 이 기사는 하이닥 전문가의 답변을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