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시즌이 시작되자 야구장을 찾는 팬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야구장에서 빠질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는 바로 '응원'이다. 응원가를 목청껏 부르고, 선수의 이름을 반복해 외치며 승리를 향한 간절한 마음을 전한다. 하지만 이러한 뜨거운 응원은 성대에 부담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응원 후 쉰 목, 성대가 지쳤다는 신호
소리를 지르거나 노래를 부른 뒤 목이 쉬었다면, 이는 성대가 과도하게 혹사당했다는 신호다. 우리가 듣는 목소리는 들이마신 공기가 폐를 통해 나올 때 성대를 진동시키며 만들어지는데, 큰 소리를 내거나 장시간 노래를 부르면 성대의 진동 횟수가 지나치게 많아진다. 이러한 상태가 반복되면 성대 점막이 충혈되고 부어오르면서 정상적인 진동이 어려워지고, 그 결과 목소리가 쉬거나 변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목소리는 쉽게 변하지만, 곧잘 회복된다. 대부분의 경우 충분한 휴식과 물을 많이 마시면 2주 안에 원래 목소리로 돌아간다. 하지만 성대가 부은 상태에서 가라앉지 못하고 부종과 출혈이 지속되면 섬유화가 발생하면서 성대에 작은 결절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상태를 '성대결절'이라 부르며, 이 경우 쉰 목소리가 2주 이상 지속될 수 있다.
성대결절이 생기면 성대가 완전히 닫히지 않으면서 쉰 목소리가 난다. 쉰 목소리는 대화를 할 때보다 노래를 할 때, 특히 고음을 낼 때 소리가 갈라지고 부드럽지 않은 소리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목소리를 낼 때 평소보다 힘이 많이 들어가는 느낌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아울러, 후두내시경을 해보면 성대의 중간 지점에서 흰 돌기가 관찰된다.
쉰 목소리, 2주 이상 지속되면 병원 찾아야
성대결절을 방치할 경우 목소리가 영구적으로 변할 수 있으며, 수술을 받더라도 원래의 음성을 되찾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잘못된 발성 습관이 계속되면 재발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쉰 목소리가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음성치료를 시행하는 이비인후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음성치료는 어떻게 진행될까. 이비인후과 전문의 안철민 원장(프라나이비인후과의원)은 성대를 과하게 써서 생긴 성대결절 등은 성대를 이완해 부드럽게 접촉할 수 있게 하는 훈련을 한다고 설명한다. 발성 습관을 교정하는 음성치료와 충분한 휴식을 병행하면 약 80%의 환자에서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보존적 치료를 3개월 이상 충분히 한 후에도 호전되지 않을 때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하루 20분 침묵하고, 헛기침∙속삭임은 피해야
성대결절은 일상 속 관리로도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20분 이상 과도한 발성을 피하는 것이다. 고함을 지르거나 큰 소리로 말하는 행위는 성대에 부담을 주므로 자제해야 하며, 야구장이나 콘서트장에서 응원할 경우에도 20분 이상 목소리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을 피하고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휴식도 성대 건강을 지키는 데 중요하다. 특히 가수, 교사처럼 목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군은 하루에 두세 번씩 20분 정도 침묵하는 시간을 가지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아울러 목이 아플 때 속삭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오히려 성대에 더 큰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조용하고 편안한 톤으로 말하는 것이 권장된다.
수분 섭취의 중요성도 강조된다. 안철민 원장은 "후두가 건조하지 않도록 카페인 섭취와 흡연은 피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며 "또한 가래를 뱉기 위한 헛기침도 성대를 자극할 수 있어 되도록 삼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