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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2025-05-02

불면증?부르는?역류성?식도염,?잠자는?자세?'이렇게'?바꿔야 ⑧ [불면에서 숙면으로]


한밤중 가슴이 타는 듯한 통증에 잠에서 깨게 된다면 심장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닐까 겁이 날 수 있다. 하지만 밤마다 이런 증상이 자주 반복된다면, '역류성 식도염'을 의심해 봐야 할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식도를 '목에 있는 기관'이라고만 생각하지만, 식도는 가슴을 지나 배 속 위장까지 연결돼 있다. 따라서 역류성 식도염이 생기면 목이 아닌 가슴에서도 통증이 생길 수 있다.

특히 밤이 되면 위 속 음식이 장으로 내려가는 속도가 느려지고, 침 분비도 줄어들면서 몸이 스스로 위산을 막아내기 어려워진다. 여기에 눕는 자세까지 더해지면 위산이 더 쉽게 식도로 올라오고 △가슴 통증 △목 이물감 △기침 등이 이어지며 숙면이 어려워진다.

소화기내과 이문원 교수(부산대학교병원), 이조국 교수(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와 함께 역류성 식도염이 왜 밤에 더 심해지는지 자세히 살펴보고, 역류성 식도염 환자가 푹 자는 밤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심장 질환과 구분되는 역류성 식도염의 원인과 증상
음식은 입에서 식도를 타고 내려가 위장으로 들어가는데, 식도와 위 사이에는 '문지기' 역할을 하는 근육이 있다. '하부식도괄약근' 또는 '하부식도평활근'으로 불리는 이 문지기가 식도와 위 사이를 잘 막아야 산성 소화액(위산)이 역류하지 않는다. 그런데 스트레스, 잘못된 식습관, 비만, 약물 복용 등으로 인해 이 근육의 힘이 약해지면, 위산이 식도로 넘어오게 된다. 이것이 반복되면 식도는 강한 산에 자극을 받아 점막이 손상되며 염증이 생기고, 역류성 식도염이 발생한다.

역류성 식도염은 환자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주요 증상은 가슴, 목 부위의 화끈거리는 통증이다. 이조국 교수는 "역류성 식도염 증상은 보통 위의 확장과 연관이 있으므로 주로 식후에, 특히 과식하여 위가 팽창하였을 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런 통증은 종종 심장 질환으로 인한 가슴 통증과 혼돈되기도 한다. 당뇨, 고혈압과 같은 대사성 질환이 있거나, 기존에 이미 심혈관계 관련 질환을 경험한 적이 있다면 자신이 느끼는 통증의 원인이 정확히 무엇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조국 교수는 "심장 질환으로 인한 통증은 주로 '노작성 흉통'으로, 신체적인 활동과 연관될 때가 많다"며 "가슴이 짓눌리거나 쥐어짜는 듯한 양상이 주를 이루고, 좌측 어깨나 등 쪽으로 뻗쳐나가는 방사통이 흔히 동반된다"며 역류성 식도염으로 인한 통증과 구분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심혈관계 질환 통증의 특징을 설명했다.

속이 쓰려서 잠 못 이룬다…역류성 식도염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
역류성 식도염은 특히 밤에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중 가장 널리 알려진 원인은 수면 자세다. 낮 시간에는 주로 서 있거나 앉아 있어 중력의 영향으로 위산이 아래로 내려가지만, 수면 중 누운 자세에서는 위산이 식도로 쉽게 역류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야간에 역류성 식도염 증상이 심해지는 데에는 이보다 더 복잡한 생리적 이유들이 있다.

밤이 되면 위에서 음식이 장으로 내려가는 속도가 느려지면서, 위 속 음식물이 오랜 시간 머무르게 된다. 그만큼 위 내부 압력이 높아지고, 위산이 식도로 넘어올 위험도 커진다. 또한 수면 중에는 침(타액) 분비도 줄어든다. 침은 위산을 희석하고 식도 점막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밤에는 이 자연 방어 기능이 약해지면서 식도가 더 쉽게 자극을 받게 된다. 결국 밤에는 눕는 자세에 더해 위장과 침샘의 생리적 변화까지 겹치면서, 역류성 식도염 증상이 악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역류성 식도염 환자는 증상이 심할 경우 한밤중 가슴 통증이나 이물감 등으로 인해 잠을 설치기도 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수면의 질이 저하되고, 나아가 불면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조국 교수는 "수면 시간이 감소하면 위산 역류로 인한 증상을 더욱 예민하게 느끼게 될 수 있다"며 "충분히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역류성 식도염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연구 결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증상과 치료 반응, 합병증 여부 등에 따라 검사 방법 달라져
역류성 식도염은 중등도와 환자 상태에 따라 △문진 △위내시경 △24시간 산도 검사 △식도 내압 검사 △PPI 테스트 등을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이문원 교수는 각 검사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1. 문진
문진은 역류성 식도염 진단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단계다. 역류성 식도염 환자는 가슴쓰림, 산 역류 같은 전형적인 증상 외에도 △만성 기침 △쉰 목소리 △목 이물감 △수면장애 △치아 손상 △비심인성 흉통 등 식도 외 기관과 관련된 증상을 겪는 경우도 있어 문진이 필요하다.

2. 상부 위장관 내시경
상부 위장관 내시경은 식도 점막 손상을 확인하는 데 활용하며, 이를 통해 식도염의 중증도를 평가할 수 있다. 단, 역류성 식도염의 전형적 증상이 있는 환자라고 하더라도 이중 약 70%에서는 미란성 병변(식도 손상)이 보이지 않으므로, 내시경에서 이상 소견이 없더라도 역류성 식도염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3. 24시간 식도 산도(pH) 및 임피던스 검사
약물 치료에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거나 내시경 등으로도 확실한 진단이 어려울 경우, '24시간 식도 산도(pH) 및 임피던스 검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이 검사는 하루 동안 식도로 위산이나 위 내용물이 얼마나 자주, 얼마나 오래 올라오는지를 확인하는 검사다. 특히 위산이 아닌 다른 성분(비산성 내용물)이 올라오는 경우까지도 파악할 수 있어, 역류성 식도염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아시아에서는 이 검사에서 식도에 산이 노출된 시간이 전체의 4%를 넘으면 병적으로 위산이 많이 역류하는 상태로 본다.

4. 식도 내압 검사
산도 검사 전 하부 식도 괄약근의 위치를 파악하거나, 식도이완불능증∙원위식도연축 같은 식도 운동 장애를 감별하기 위해 활용한다.

5. PPI 테스트
전형적인 역류성 식도염 증상이 보일 때, PPI(양성자 펌프 억제제)를 2주간 복용해 증상이 호전되면 역류성 식도염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 검사는 역류성 식도염을 진단할 때 비침습적이고 간단한 예비 진단 도구로써 활용한다. 이문원 교수는 "환자의 증상과 치료 반응, 합병증 여부에 따라 다양한 검사 방법을 적절히 조합하여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약물 치료∙생활 습관 개선으로 대부분 호전…국내 환경의 특수성 때문
역류성 식도염은 대부분 약물 치료와 생활 습관 개선으로 나을 수 있다. 다음과 같은 특수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기도 한다.

1. 약물 치료에도 반응이 없는 불응성 환자
2. 약물 장기 복용에 부담을 느끼는 젊은 환자
3. 약물 부작용 우려가 큰 경우
4. 만성 기침, 야간 기도 폐쇄 등 식도 외 기관에서 나타나는 증상이 심한 경우

가장 널리 시행되는 수술은 위와 식도의 접합부를 위로 감싸서 하부 식도 괄약근의 압력을 높이는 수술이다. 이 수술은 복강경으로 시행되어 회복이 빠르고, 수술 후 약물 복용 없이도 증상이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 이문원 교수는 "장기 추적 결과를 보면 약 85~90%의 환자에서 만족스러운 효과가 보고된다"며 "수술 후 재발은 드물지만, 체중 증가나 식도 운동 저하가 동반된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은 이런 항역류 수술을 통해 역류성 식도염을 치료하는 경우가 다른 국가에 비해 매우 적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위 식도 역류 질환(GERD)을 위한 수술은 연간 약 300건 내외로 시행되며, 이는 전체 위 식도 역류 질환 환자의 0.01% 미만 수준이다. 이문원 교수는 그 원인이 국내 환경의 특수성에 있다며 "우리나라는 의료 접근성이 높아 장기 복약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이 낮아 굳이 수술을 선택하는 경우가 적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내 위 식도 역류 질환 치료의 약물 치료 효과가 좋은 것도 요인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왼쪽으로 누워서 상체 15도 올리기…눕는 자세 중요
역류성 식도염 때문에 깨지 않는 밤을 보내려면 여러 생활 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문원 교수와 이조국 교수는 공통적으로 세 가지 생활 수칙을 소개했다. 첫째는 '취침 전 최소 3시간 금식'이다. 식후 바로 눕게 되면 위 내용물이 중력에 의해 식도로 역류하거나 위가 팽창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수면 4-6시간 전에 식사를 끝내는 것이다.

둘째는 특정 음식 섭취를 피하는 것이다. △기름진 음식 △초콜릿 △탄산음료 등은 하부 식도 괄약근의 이완을 유도하여 증상을 악화할 수 있으므로 저녁 이후에는 자제해야 한다. 술과 담배, 커피 또한 역류성 식도염에 독이 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셋째는 특정 수면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다. 오른쪽으로 누우면 위가 식도보다 위쪽에 위치하게 되어 역류가 더 잘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왼쪽으로 누워야 해부학적 구조상 위 내용물이 식도보다 아래로 위치하게 되어 역류를 최소화할 수 있다. 아울러 취침 시 상체를 약 15도 정도 높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침대 머리 쪽을 약간 높이거나, 경사형 쿠션을 사용하면 이런 자세를 만들 수 있다.

이문원 교수는 "환자들에게는 평평하게 눕는 것이 편할 수 있지만, 역류를 방지하기 위해 일정한 경사각을 주는 것이 임상적으로 의미 있다"고 설명했다. 추가로, "과체중인 경우 복압 상승으로 인해 역류가 잘 생기므로, 체중을 조절하면 증상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