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중년은 기억력이 떨어지고 치매 위험도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모나쉬대학교(Monash University) 연구팀은 아직 인지 기능에 문제가 없는 건강한 중년 2,795명을 대상으로 수면무호흡증과 사고 능력, 치매 위험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기 전인 중년기부터 수면무호흡증 관리가 뇌 건강에 중요할 수 있음을 시사해 주목받는다.
연구팀은 호주에서 진행 중인 온라인 코호트 연구 '헬시 브레인 프로젝트(Healthy Brain Project)'에 참여한 40~70세 성인 2,795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치매나 신경학적 질환이 없는 건강한 상태였다. 이 중 195명(7%)은 수면무호흡증을 앓고 있다고 답했으며, 이들 중 58.9%는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무호흡증군에서 수면 중 호흡정지·코골이·기침 동반 비율은 28%로, 대조군(6%)보다 높았다. 이는 참가자들의 자가보고가 실제 증상과 일치함을 뒷받침한다.
인지 기능은 온라인 인지검사로 기억력과 주의력을 측정했다. 향후 치매 위험도는 나이·성별·체질량지수·혈압·콜레스테롤·운동량 등을 종합한 '치매 위험 점수(CAIDE)'로 평가했다. 아울러 참가자들의 침을 채취해 유전자 검사를 진행, 대표적인 치매 위험 유전자(APOE ε4) 보유 여부도 함께 조사했다.
분석 결과,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그룹은 없는 그룹보다 기억력 점수가 0.17점 낮았다. 두 그룹의 차이는 크지 않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 한편 주의력 점수 차이는 0.06점에 그쳐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치매 위험 점수는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그룹이 평균 7.04점으로, 없는 그룹(5.08점)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세부 분석 결과, 기억력 저하는 수면무호흡증 치료 여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치료를 받지 않은 사람에게서는 기억력 저하가 뚜렷했지만,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수면무호흡증이 없는 사람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는 수면무호흡증을 적절히 치료하면 기억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줄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치매 위험 점수는 대표적 치매 유전자(APOE ε4) 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경우 일관되게 높게 나타났다. 이는 수면무호흡증이 유전적 위험과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브리엘 압델메시흐 연구원은 수면무호흡증의 조기 발견과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압델메시흐 연구원은 "수면무호흡증은 흔히 발생하고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인데도, 그동안 치매 위험 요인으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년기에 수면무호흡증을 발견하고 관리하는 것이 장기적인 뇌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Associations of self-reported obstructive sleep apnea with cognition and dementia risk in cognitively unimpaired middle-aged adults: 인지기능이 정상인 중년 성인에서 자가보고 폐쇄성 수면무호흡증과 인지기능 및 치매 위험의 연관성)는 2026년 6월 29일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치매(Alzheimer's & Dementia)' 온라인판에 게재됐다.